“오늘 뭐 했는지 말해줘”
첫째가 잠들기 전에 꼭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오늘 하루 내가 뭘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부지런히 일어나 아이들을 챙기고 남편을 챙기고....
나는 그저 대충 챙겨입고 쫓기듯 출근을 했는데 말이다.
분명히 하루 종일 뭔가를 했는데,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느낌.
하루종일 일에 쫓기고 서둘러 퇴근을 하고
집에와선 숙제 도우미,
밤엔 간식과 설거지.
엄마의 하루는 ‘일정’이 아니라 ‘반응’으로 가득하다.
누군가 아프면 달려가고,
배고프다 하면 뭐라도 만들어야 하고,
기분이 나쁘면 말없이 안아줘야 한다.
내 시간은 어디에 있었을까.
잠깐 틈이 났을 때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이 시간에 뭐라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나는 지금 너무 뒤처지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자꾸 밀려온다.
분명 바쁘게 살고 있긴 하지만 뭔가 공허한 느낌....
하지만 요즘은 생각을 조금 바꿨다.
그렇게 흘려보낸 하루하루도
누군가에게는 전부였다는 걸 알게 됐다.
“엄마 오늘 재밌었어!”
“엄마가 있어서 다행이야.”
이 말 한마디가,
엄마인 내 하루를
다시 충분하게 만든다.
조금은 불완전하고
조금은 지쳐 있어도,
이 하루가 분명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
일할땐 커피 한잔도 쫓기며 마실때가 많았지만
모두 잠든 후 커피한잔, 따뜻한 차 한잔이 나의 하루를 위로해주기도 한다.
오늘도 엄마이기에 버텼고 이겨냈다. 나의 모든 날들을 스스로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