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100일.
누구나 ‘백일의 기적’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 시간이 마냥 아름답지 않았다.
나도 첫아이고 처음이라 백일의 기적이 아닌 백일의 기절을 맛보고 말았으니...
아침에 뜨는 해가 그토록 원망스러웠다.
하루 3시간 이상 자본 적 없던 나날,
식은 밥을 입에 털어 넣으며 “그래도 잘 크고 있다” 위로하던 시간.
그 100일 동안 나는 아이를 품었지만
나는 나를 품지 못했다.
한 번은 거울 속에 낯선 얼굴을 보고 놀랐다.
푸석푸석 얼굴에 대충 바른 로션...
얼룩덜룩 비비크림 자국,
가르마가 어디 있는지도 모를 산발머리.
거울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팅팅 부은 얼굴과 몸....
도데체 어디부터 손을 데야 할 지도 모르게 나는 너무 망가져 있었다.
엄마라는 이름 아래 나는 매일 나를 밀어냈다.
그러다 어느 날,
남편이 외출한 틈을 타 아이를 재우고 혼자 앉아 커피를 내렸다.
작은 머그컵에 담긴 따뜻함 하나가,
눈물나게 낯설고 고마웠다.
사실 커피포트를 몇번이고 누른거같다.
물을 붓는다는걸 깜빡하고 늘 멍하니 앉아있다가 아참!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반복...
또 따뜻한 커피는 늘 식은채 입에 급히 털어넣기 바쁘기도 했고 ....
그때 처음 생각했다.
“나도 좀 안아줘야 하지 않을까.”
모든 엄마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나는, 너무 애쓰다 스스로를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만으로
조금은 회복이 시작됐던 것 같다.
당연한건 없다. 나부터 나 스스로를 챙겨야 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조금 더 자주 내 이름을 불러준다.
아이 이름 대신,
엄마 말고도
“나는 지금, 유정이야”라고 말해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이는 분명 나를 키웠다.
그리고 나는, 이제 나를 다시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