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는 사람과 맞장구를 강요당한 사람 두 명을 한 번에 대처하는 방법
아버지는 젊어서부터 성실하셨고 밝은 에너지로 주변에 활기를 넣어주는데 능하시지만
주변을 살피며 센스 있는 화술을 구사하는 능력에는 다소 관심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아버지가 허리를 수술하셨는데 가족 단톡방에서 한물간 옛 대사를 하셨다.
"퇴원 곧 한다 병문안 오지 마라", "거리도 먼데 헛걸음하지 말아라"
어디선가 들어보고 한 번쯤 써볼 생각을 갖고 계셨던 듯 같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표현도 해야 느는 것이다... 언제가 아빠와 나눴던 대화였는데 말이다.
속내를 모를 리 없는 아들은 수술 다음 달 병원을 찾았는데
병실에 들어서고 몇 분이 채 안되어 다짜고짜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다.
"얘는 우리 아들인데 ○○에서 공부했어, 지금은 ○○ 다녀"
자랑할 수준도 아니지만 자식자랑은 팔불출(八不出)인데.....
민망하기도 하고 불편함을 준 느낌에 그동안 "아빠 그런 말 좀 하지 마라니까요" 또는 침묵으로 반응했었다.
그런데 아버지를 너무 나무라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말이 있지 않을까?
남들에게도 겸손을 떨거나 미워 보이지 않으면서도 아빠의 자랑을 너무 막지 않는 말을 무엇일까
① 요즘 아버지가 자랑거리가 부족하셔서 ^^;;
② 제가 직장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우신가 봐요 하하
③ 아버지는 제가 굶지만 않아도 자랑스러워하세요 haha
④ 한국 아버지들은 다 이러시는 거 아시죠? 哈哈
⑤ 아버지가 저의 가장 큰 팬이라 그렇습니다 :)
내가 고민해 본 5가지 방법이다.
①번은 나를 다소 낮추는 것 같다.
②,③,④번은 자식자랑이 유난스러웠음을 가볍게 넘겨짚는 느낌이다.
⑤번은 자식자랑을 부정하지도 않고 아버지의 마음을 인정하는 재치 있는 말인 것 같다.
향후 비슷한 상황이 오면 나는 ⑤번과 같은 표현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