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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섯 글자- 자원봉사자

by 뚜기


“봉사는 사회의 빚을 갚는 마음으로, 등산하듯 오르면 된다.”

남편은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오랜 시간 봉사에 임해왔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자긍심과 뿌듯함이 생기고, 때로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는 특별한 행복감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열심히 해온 덕분에 남편은 ‘동자봉’이 상을 받게 되었다. 25년 가까이, 꾸준히 봉사의 길을 등산하듯 오르고 걷고 있는 중이다.


우리 동네에도 봉사의 종류는 다르지만, 동자봉이 몇 분 계시고, 은자봉이도 있다.

‘1365 자원봉사포털’과 ‘자원봉사자의 날’은 그들의 숨은 노고를 기리는 뜻깊은 자리다.

- 동자봉: 5,000시간 이상

- 은자봉: 10,000시간 이상

- 금자봉: 15,000시간 이상

이러한 상이 있다는 것도 나는 처음 알았다.


사계절, 365일.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에는 백현 어린이공원에 몇 평 남짓한 작은 초소에서 안전지킴이 활동을 하시는 ‘아방(아버지 자율방범대)’이 있다. 순찰을 돌며 동네를 지키는 아방들은 아버지, 아저씨, 할아버지처럼 훈훈한 감초 역할을 해주신다.


처음 정자동으로 이사 왔을 때는 슬럼가 분위기였고, 좀도둑도 많았다. 하지만 아방과 봉사자들의 노력 덕분에 분실물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금곡 지구대와 연계해 찾아주었고, 어린아이들과 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거리 질서 정비, 가로수 관리, 쓰레기 수거, 횡단보도 설치(경찰서와 협력) 등 다양한 계도 활동을 통해 동네는 새롭게 태어났다.


백현 어린이공원 아래에는 정자동 공영주차장이 있고, 지상에는 예쁜 어린이공원이 펼쳐져 있다. 여름엔 분수대가 아이들의 물놀이 장이 되고, 노인정과 방범초소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곳곳에 설치된 방범 CCTV와 정자교 순찰 덕분에 이곳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동네가 되었다.


남편과 아방 봉사자들은 커다란 둥근 거울처럼, 우리 동네를 사방팔방 안전하게 지켜주신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오랜 세월 묵묵히 해오신 그들의 모습은 존경스럽다.


- 봄: 신록의 계절, 방범 조끼와 방범봉은 봉사라는 물감으로 수채화를 그린다.

- 여름: 장마철 낙엽이 우수관을 막아 도로가 넘치면, 봉사자들과 행정복지센터가 협력해 거리를 깨끗이 쓸어낸다.

- 가을: 낙엽 치우기, 거리 질서 계도, 횡단보도 정차·주차 지도 등 풍경화를 그린다.

- 겨울: 눈을 쓸며 노인정 앞과 공원 안 보행자 통로를 만든다. 그 모습은 사진 속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주민들도 발 벗고 나서서 함께 돕고, 이웃 상가에서는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살아 있는 인정이 넘치는 곳이다. 나는 우리 동네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숨은 영웅들을 응원하며, 진심으로 존경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섯 글자, ‘자원봉사자’.

그 이름은 곧 사랑이고, 헌신이며,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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