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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평의 기적 (2)

by 뚜기

수필 – 1평의 기적 (2)

1평 남짓한 작은 화단.

그곳엔 두 남자의 해바라기와 수박,

그리고 그의 친구들, 개미까지.


비 오기 전,

고민 끝에

비료를 살짝 옆으로,

땅속에 소량씩 파묻었다.


개미 친구들은

공생을 결심했는지

집주인 행세를 한다.


비가

쪼끔 내린다.


목마름은

물조루로 벌컥벌컥 해소된다.


작은 정원은

활짝 피어난다.


보이지 않던

끝물 딸기 몇 알에도

역시나 개미가

터줏대감일세.


강 대장은 말한다.

“수박을 따서 먹을 수 있을까?”


S 군도 말한다.

“글쎄요, 꿈을 꿔야죠.”


객주인 채송화, 딸기, 부추, 가지, 깻잎까지

트랙터에 올라타

확성기로 외친다.


해바라기의 긴 목은

멀대처럼 기다림이고,

수박은 철이 지나가는데

건널목에서 정차 중이니

쑥쑥 자라라고

기도하란다.


관세음보살이었다.


강대장도, S군

이 조그만 흙 위에

마음의 씨앗을 심었다.


해바라기처럼 고개 들고,

수박처럼 속이 꽉 찬

그런 꿈을

키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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