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게방 해바라기 시계 (3)

by 뚜기

친구야, 기억하니

결혼식 날, 남편 친구들이 건넨 시계 하나

그 위에 종이를 붙여

해바라기처럼 웃게 만들었지

작은 손들이 그 꽃을 보며

시간을 배우던 그 교실,

가게방 한편, 햇살도 조심스레 들어오던 곳.


가난했지만

너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나눠줬고

그들은 너에게 미래를 배웠지

작은 공간에 큰 마음을 담아

하루하루를 가르치던 너의 손끝엔

언제나 해가 피었어.


지금도 너는 일하고 있고

그 아이들은 이제 서른, 스물아홉

세월은 흘렀지만

그 시계는 아직도

해바라기처럼 너를 닮아 웃고 있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게방에서 피어난 이름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