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 작은 화단에
두 남자가 있다.
S 군의 말.
“엄마, 수박 꽃이 피어서 정말 좋았어.
나에겐 애정을 담은 ‘아이’ 같아서…
수박 한 그루가 꽃이 피었다고 하여
열매가 맺힐 수 있을까 싶어 검색해 봤지.
헐—
암꽃과 수꽃의 꽃술에
나비나 벌이 수분을 도와줘야 한다더라.
그런데 나비는 간헐적으로 한 마리,
벌은 보이지도 않고… 희망이 없더라고.
수박 박사님(할머니)께도 여쭤봤지.
결국 내가 직접 꽃술을 손으로 묻혀줘야 한다네.
‘애정 아이’라 그런지,
수박이라는 녀석의 생명과 꽃의 의미,
그리고 열매까지… 난생처음 공부를 다 했어.
드론의 도움으로 나비랑 벌을 초대해 볼까?
근데 내가 원래 벌레를 무서워해서 말이지…”
강 대장의 말.
“해바라기도 씨앗에서 발아하지.
아기처럼 자라나며 즐거움과 노란 미소를 피우더니, 이제 곧 노쇠한 해바라기가 될 거야.
아마도 내 인생 같달까?
씨앗을 얼굴에 품고,
노란 머리는 회갈색으로 바뀌고,
몸은 거무튀튀한 검버섯처럼 변해가고,
잎들은 맥없이 처지겠지.
너의 수박 ‘애정 아이’도,
나의 해바라기도 결국은 애정이야.
내년에 다시 볼 수 있겠지.”
뚜기의 시선.
뚜기는 S 군의 ‘애정 아이’라는 표현에 놀랐다.
어릴 적 벌에 쏘여 이마에 혹이 생긴 이후로
벌레 종류는 무서워한다.
응급차 삐뽀 삐뽀 소리도 싫어한다.
강 대장의 해바라기에
‘애정 아이’라 불러서 또 한 번…
부자지간에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하하하,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