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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게

by 뚜기

요즘,

당신이 내게 주는 무게가 너무 커요.

보증금이 모자라

지켜야 할 사람들을

지키지 못할까 봐

밤마다 눈을 감는 게 두렵습니다.


사방팔방 뛰어다녀도

구멍 난 도가지처럼

노력은 새고, 희망은 말라요.

흙으로 쌓은 꿈은

비 한 줄기에 무너지고

모래로 만든 내일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버립니다.


그래서,

나는 로또를 샀어요.

한 장의 종이에

두 손 모아 담았습니다.


이건 도박이 아니라,

절박함입니다.

이건 욕심이 아니라,

살기 위한 마지막 선택입니다.


삶이여,

이번엔

내게도 소원을 들어주나요.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킬 수 있게요.


간절한 마음

오늘도 버티는

한 사람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요.

나는 흔들려요.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저 스쳐갈 뿐,

내 안의 절실함은

아무도 몰라요.


오늘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괜찮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희망은

가끔 너무 멀리 있어

손을 뻗어도 닿지 않지만,

그래도 나는

손을 뻗습니다.


버티는 것도

용기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요.

※ 제가 오래전에 쓴 글입니다.

※ 도가지 : 독의 방언

※ 돈은 빌리지 않을 만큼은

있어야 한다.

※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받은 보답은 1.5배로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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