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을 처음 꾸밀 때는 마음이 들떴다.
바닥재를 깔고 수초를 심고, 조명과 장식을 더하며
하나의 작은 세계를 만든다는 기분에 부풀었다.
새우, 이끼청소 물고기, 형광색을 띠는 물고기,
새우의 은신처, 치어용 수초..
어항을 욕심으로 가득 채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물고기들이 헤엄칠 공간이 좁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장식이 많을수록 예쁘긴 했지만,
그건 나를 위한 욕심이었다.
물고기들을 위한 쉼은
오히려 방해받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장식을 치우고,
새끼 물고기 몇 마리는 지인에게 나눴다.
그러자 어항은 훨씬 넓어졌고,
물고기들의 움직임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보글보글 공기 터지는 소리와
숨을 고르듯 천천히 유영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나까지도 조용히 진정시키곤 했다.
욕심을 덜어내자
그제야 비로소 함께 편안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어항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단지 물고기만 보게 되는 게 아니다.
그 안에서 나는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무엇을 좁게 만들고 있었는지,
어디에 나를 너무 끼워 넣고 있었는지.
어쩌면 이 작은 어항이
요즘의 나를 비추는 거울 같기도 하다.
비워야 비로소 숨 쉬는 공간이 생기고,
가만히 있어야 비로소 들리는 마음의 소리.
오늘도 어항 앞에 앉아 있다.
물고기들은 아무 말 없이 헤엄치고,
나는 아무 말 없이 조금 평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