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나를 괴롭히는 건 사람보다 생각이다

by 포근한실공방

가끔

사람이 주는 자극보다 과하게

마음속이 시끄러울 때가 있지.



대단한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혼자서 그 말을 수십 번 곱씹고,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어째야 할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럴 때 없어?




몸은 멈춰 있는데, 마음은 하루 종일 뛰는 느낌이 들면


바닥으로 스며들고 싶더라.


그냥 스스슥 벽이나 바닥으로 스며들어서

아무도 날 보지 못하면 좋겠고,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고


그럴 때 넌 어떻게 버텼어?


난 아직 버티는 중이긴 한데

버티는 요령이 좀 생기긴 했어.




가끔 바닥으로 스며들고 싶을 땐

할 일을 가득 만들어 버려

생각이 들어 올 자리를 만들지 않으려고



진짜 나를 지치게 하는 건 사람보다 생각이야.



사람은 잠깐 나를 흔들고 지나가지만,
생각은 내가 붙잡고 계속 돌려보거든.

그 생각이 불안을 키우고,
불안이 또 새로운 생각을 낳고,
그게 다시 나를 몰아붙여.


괴로운 순간은 사라졌는데,

그 사람의 말은 내 머릿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지.


나는 예전엔 그걸 ‘생각 정리’라고 착각했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이유를 분석하면
속이 편해질 줄 알았거든.


근데 오히려 더 복잡해졌어.


분석은 끝이 없고, 마음은 점점 더 피곤해졌지.

그래서 요즘은 이럴 때 그냥 손을 써.


생각이 많아질수록,
머리가 아니라 몸을 움직여.
뜨개질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아무 의미 없는 반복 동작을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생각이 조용해져.


그건 ‘잊으려는 행동’이 아니라,
생각을 흘려보내는 연습이야.

붙잡지 않으면, 생각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거든.


생각을 멈추는 건 어려워.

하지만 그 생각에 머물지 않는 건 선택할 수 있어.


마음이 시끄러워질 때는
“할 일이 태산인데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하고 한 걸음 물러서 봐.
그 한 걸음이, 너를 지켜주는 거리야.


사람은 결국 자기 생각에 살고,
자기 생각에 지쳐.
그러니까 너무 오래 머릿속에 있지 말고,
손을 움직이거나, 몸을 움직이거나,


아니면 그냥

강아지를 꼭 끌어안고 작게 두근대는 심장 소리를 들어봐.

그 시간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게 진짜 회복의 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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