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샤워를 참 좋아한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그렇게 재밌는지 한참을 가지고 논다. 샤워하면서 같이 놀으라고 넣어준 동물 피규어, 장난감 바구니만 있으면 한껏 몰입해서 논다.
이제 곧 다섯 살이 되는 첫째는 다 씻기고 난 다음엔 욕조에서 혼자 놀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동안 나는 둘째 아이 케어하러 잠시 나갔다 욕실로 돌아가는데... '아뿔싸' 동물 피규어들을 보니, 물이 담긴 바구니에 거꾸로 쳐박혀있는게 아닌가!
동물들을 왜 다 물에 빠트렸지? 우리 애가 언제 이런 잔인한 장면을 봤단 말인가? 순간 살짝 심각하게 생각했다.
'아니, 우주야. 동물들이 다 왜이래?'
'엄마! 기린이랑~ 얼룩말이랑 물마시고있어. 젖소는 아까 다마셨고, 기린이랑 얼룩말은 아직도 마시고 있어'
아.. 그런거구나. 그렇지.. 물 마실 수 있지. 천진하게 말하던 아이의 그 말에 여운이 남는다.
세상은 '내 생각'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보인다. 그래서 내가 보는 게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며 산다.
그러지 않으리라 늘 반성하면서도 오늘 아이의 모습에 또 한 번 생각하고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