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욱 뚝 분지르며 감자꽃을 딴다
꽃핀 마음도 뚜욱 끊어낸다
“꽃을 오래 피우면 감자알이 굵어지지 않는단 말여”
꽃 시절 한창일 때 일찍이 어마가 된 내 어머니의 한마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호박꽃만도 못한
바람난 여자 머리채 쥐어뜯어 내듯
고랑에 내던져진 감자꽃
“헤픈 웃음 흘리지 말고 내실이 튼실해야 하는 겨”
옆구리를 휘익 스치며 지나간 그 말
엄마가 된 뒤 말귀를 알아듣는다
밭이랑 군데군데 싹트지 못하고 헹하니 빈 곳도 있고
잘 자란 놈 못 자란 놈 들쭉날쭉 가슴에 심은
어머니 감자밭도 가난이였다
나도 감자꽃처럼 살았는걸
화려한 화관 대신 머리를 질끈 동여맸었다
듬성듬성 흰머리 새끼 칠 때
어머니의 속내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