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나는 무엇이 될까?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일찍 일어나서 책을 보려고 하다가 손금을 풀이해 놓은 책이 눈길을 끌었다. 오늘은 손금에 대해 공부 좀 해볼까? 손금에 대해서는 아는 별로 없어 가장 맨 밑에 위치한 손금이 생명선이라는 것만 겨우 아는 정도였다. '손금이야기'는 내게 흥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손금은 굵고 진한 게 좋고 쭉 뻗은 게 좋다.'
'잔주름이 많으면 복잡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손바닥 정중앙으로 가로질러 가는 선이 일직선이다.'
수많은 손금 해석 글을 읽고나서 내 손을 보면서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다. 제법 맞아떨어지는 얘기도 있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지능선이 쭉 뻗고 길면 똑똑하다고 하는데 내 손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완전 내 손금이 그렇지 않은가. 내가 똑똑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는데 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로구나.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슬그머니 미소가 번졌다.
감정선이 한 줄이면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다는데 이건 또 뭔가? 내 손바닥 위로 감정선이 완전 한 줄인데 왜 내 감정은 왜 왔다리 갔다 변덕을 부릴까. 아침에 먹은 감정이 하루를 가지 못하고, 저녁에 가면 완전 다른 분위기로 살아가는 나한테 맞지 않는 해석이었다.
손금으로 풀이한 내 성격과 특성은 실제 내 성격과 상당 부분이 맞아떨어졌지만 정반대로 나타난 것도 있었다. 손금을 보았으니 이제는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순서다.
'앞으로 무얼 하며 먹고살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등병일 때는 오로지 군생활에만 충실하자던 내가 짬이 차서 상병이 된 현재에 와서는 생각이 아주 복잡해졌다. 전역 후에 펼쳐질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내가 나를 놀라게 했다.
손금, 사주, 별자리 심지어 혈액형 등을 사람의 성격과 운명으로 파악하는 기준으로 삼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 인생에 관심이 많은 지 알려주는 척도가 아닐까. 하지만 반대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 위안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기도 하다.
운세, 사주, 손금 등 운명을 말해주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참고하라는 말을 명심해야겠다.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아무리 운세가 좋아도 노력하지 않으면 좋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 안 좋은 운명을 타고났어도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이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할 말들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원래 타고난 운은 더 증가시키고, 안 좋게 나온 운은 좋은 방향으로 돌려봐야겠다. 기필코 '성공'이라는 단어를 내 두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싶은 욕구가 꿈틀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