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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숙 Oct 10. 2023

집에서 만들어 파는 국수

개천옆 양지마을 국수가게

"국수 작은 거 하나 주세요"

"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우리 집에서 두 번째로 국수가게를 했다.

온 식구가 시간 되는 대로 힘을 모아 국수를 만들어 팔았다.




엄마 아빠가 안 먹고 안 입고 하여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에 안양의 개천옆 양지마을에 있는 집을 샀는데 땅주인은 안양시이고 건물만 주인인 집을 저렴하게 장만하였다.

양지마을로 이사를 하고 첫 번째 아빠가 한 일은 집의 모퉁이를 가게로 만드는 일이었다.

망치질을 이리저리 하고 시멘트로 발라서 집모서리 아주 작은 곳에 국수 만들어 파는 가게를 열었다.


국수 만드는 기계를 중고로 사서 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를 만들고 대나무에 걸어서 말린 후 잘라서 포장하여 팔았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힘들 때라서 대부분의 서민은 보리밥을 주로 먹었다.

나라에서 매주 수요일은 국수 먹는 날 운동을 전개하던 때라서 우리 가족이 만든 마른국수는 싸고 먹기도 편해서 꽤 잘 팔렸다.


국수를 말릴 때 마당에 대나무를 높이 매달아 말렸는데 말릴 때 국수의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 지곤 하였다.

우리는 떨어진 국수를 모아서 하루에 한 끼 이상은 김칫국에 국수를 끓여서 먹었다.

가끔 라면 하나를 국수 끓일 때 넣으면  맛이 확 좋아졌는데 라면수프의 달달한 맛이 너무도 맛있었다.

동생과 나는 라면의 꼬불거리는 면을 서로 먹으려고 경쟁을 하곤 하였다.


국수를 만들어 팔던 국수가게가 있었던 집은 개천옆에 있었기 때문에 장마 때나 태풍이 불면 우리 가족은 너무도 무서웠다.

태풍이 오고 바람이 불던 어느 날 밤에 우리 집 옆의 개천물이 무섭게 불어나더니 개천 옆에 있던 옆집들이 하나씩 부서져서 개천에 휩쓸려가기 시작하였다.

앞집과 옆집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너무도 무서웠다.

우리 집도 곧 빨려들어 갈 것 만 같았다.

우리 동네의 개천가에 있던 여러 집이 물에 휩쓸려 들어갔다.  

다행히 우리 집은 쓸려 들어가지 않았지만 비가 그치고 개천가에 가보니 우리 집도 아슬아슬하였다.

그때부터 우리는 더 열심히 돈을 모아 빠른 시간에 그 집에서 이사 나오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그리고 열심히 모은 돈으로 이제는 성남시에 있는 가파른 언덕에 있는 집을 사서 옮겨가면서 비가 오면 집이 떠내려가는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언덕에 있는 집을 여름에 오를 때는 땀을 한 바가지 흘리며 올라가는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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