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카드를 그려 팔면서 꽤 많은 수익을 올린 후 다른 종목의 그림 관련 아르바이트를 생각하다가 대학교 1, 2학년때는 박공예가 유행하고 있어서 조롱박에 민화를 그려서 팔기 시작하였다. 크리스마스카드는 겨울에만 팔 수 있는데 박공예는 연중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남대문시장에 가서 조홍박을 한 자루 사 왔다.
그 당시 조롱박을 한 자루 사면 2만 원 - 3만 원 정도였다.
큰 것, 작은 것, 예쁜것, 못생긴것 들이 섞여있었지만 그 위에 그림을 그린 후 그림과 조롱박의 상태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게 형성되었다.
구입한 조롱박을 깨끗하게 닦은 후 우리나라 전통민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문자도, 연화도, 호랑이그림 등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민화를 선택하여 조롱박의 특성에 맞게 스케치를 한 후 색칠을 하였다.
나는 조선시대 민화중 까치 호랑이를 좋아해서 많이 그렸다.
까치호랑이 그림은 복을 불러들이고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민화를 그대로 그린 것은 아니고 나의 특성에 맞게 변화되어 제작되었다.
조선시대 민화 중에 문자도도 많이 그렸다.
문자도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좋은 의미의 한자 8글자를 글자와 그림으로 혼합된 형싱으로 표현하였다.
문자도 하나에는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서 그당시 가정의 벽면에 붙여놓고 밥상머리 교육을 하는데 많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박바가지에 민화를 제작하는데 물감만 칠하면 물 묻은 손으로 잡으면 물감이 번져서 그 위에 투명 니스나 락카를 칠하여 마무리를 하였다.
그 당시에시장에서 조롱박을 2천 원-3천 원 정도를 주고 샀는데 그 위에 우리나라 민화를 물감으로 그린 후에 2만 원, 3만 원 정도에 팔았다. 재료비의 약 10배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지금도 그때 제작한 일부 박바가지 작품이 우리집 현관 입구에 걸려있다.
박바가지에 그려진 민화 각각이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고 내가 정성을 들여서 만든작품이라 볼때 마다 애정이 간다.
우리나라의 민화를 그리면서 좀 더 자세히 보고 표현하는 표현력도 덕분에 더 좋아져서 그림 실력도 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민화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대학원을 다닐 때는 조선시대 민화 연구라는 논문을 썼는데 이 조롱박에 민화 그린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