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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숙 Oct 18. 2023

나의 미술작품을 스크린골프장에 팔다.

처음으로 판 나의 미술 작품

'골프장에 그림이 걸려 있으니 아주 보기 좋네요'!

'네! 우리 화가 회원님이 그린 작품이에요'!

'운동하면서 그림도 보니 더 우아해진 것 같아'!


내가 그린 작품을 내가 다니는 스크린골프장에서 보며 운동을 한다.

아무도 못 느끼겠지만 나에게는 작은 희열이다.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우리 집 거실은 나의 물감과 완성한 작품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가득 차기 시작하였다.

탁자에는 물감과 나이프가 항상 있고 거실바닥에는 캔버스와 물통들이 있다.

그림을 그릴수록 집이 점점 작아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림을 그리고 전시만 하는 일은 무엇인가 허전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나의 그림을 내 가족이 아닌 누군가에게 팔고 싶고 누군가가 내 그림을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작품 활동과 더불어 작품을 판매하는 것을 고민할 것이다.


나도 내 그림을 판매하는 것을 고민하다가  2년 전부터 다니고 있는 스크린골프장 점장님에게  벽면에 미술작품을 걸면 어떻겠냐고 물어보았다.

좋은 생각이라고 하면서 좋은 작품을 추천하라고 하였다.

나는 내 작품을 보여주면서 맘에 드는 작품을 구입하면 재료값 정도에 팔겠다고 하였다.


나의 작품 사진을 여러 개 보다가 마음에 드는 작품  2개를 스크린골프장에서 구입하였다.

그림을 판매하는 것은 또 다른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것 같다.

또한 대중들에게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계곡에 시원하게 물이 떨어지는 그림은 골프 코치 자리 뒤편 걸려있다.

골프 레슨을 받거나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 나의 그림을 보면서 골프코치와 대화를 하곤 한다.

본인들은 못 느끼겠지만 그 장면을 보는 나는 흐뭇하다.

그 모습을 보면 나는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있다.


인왕산을 그린 그림은 스크린 골프장 연습 타석 오른쪽 벽면에 걸려있다.

인왕산의 힘찬기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골프의 역동성과 인왕산의 힘찬기상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나는 내 그림이 걸려있는  바로 앞에서 골프 치는 것을 좋아한다.

내 그림을 보면서 골프공을 치면 더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반성도 한다.

작품활동을 열심히 해서 더 멋지게 그려야겠다.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지만 나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아직 만들지 못하였다.

내 그림이 더 창의적이고 훌륭해지기 위해 그림을 볼 때마다 생각을 한다.

내가 이용하는 공간에 내 작품이 걸려있고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본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끼게 하고 내일의 발전을 위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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