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멈출 수 없는 이유

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11일 차

by 은혜

주일 예배를 마치고 오랜지기 친구와 함께 차를 마셨다 30대 중반에 교회에서 만나, 이젠 50대 중반을 함께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친구는 언제 봐도 곱고 이뻐서 항상 안 늙고 그대로 일 것 같았는데, 이제 제법 중년의 태가 나기 시작한다. 아마 나도 비슷한 모습일 것 같다.


"애들이 엄마 왜 자꾸 똑같은 말을 반복하냐고 그런다. 나이 든 사람 같아 속상해. 난 그저 걱정되니까 생각해서 하는 말들인데" 친구가 먼저 하소연 한다.

"어머, 나도 우리 애들한테 그런 소리 듣기 시작했는데.. 우리 진짜 늙어가나 봐"

왜 우리 엄마는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나 했는데, 이젠 내가 그 나이가 되었나 싶다. 나이가 늘어난 만큼 걱정도 늘어났기 때문일까?


나이 든 부모님들이 걱정을 멈추지 못하는 건 '걱정이라는 일을 하고 있다'라고 믿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딸이 외출해서 늦은 시간까지 있다가 무사히 돌아오면. '내가 걱정이라는 일을 해서 딸이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라고 무의식 중에 믿고 있단다. 그러니 자식을 위해 걱정이라는 일을 멈출 수 있겠는가?


자녀에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데, 참 환장할 노릇이다. 이젠 내가 부모의 대를 이어 똑같은 패턴을 반복할 나이가 된 걸까?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정말 걱정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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