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증 목걸이 색깔의 비밀

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23일 차

by 은혜

우리 동네에 큰 규모의 전산센터가 있다. 아침에 출근할 때와 저녁에 퇴근할 때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전산센터 안으로 파도처럼 밀려 들어갔다, 밀려 나온다.


"엄마, 목에 건 출입증 목걸이 색깔이 파란색이면 정규직, 빨간색은 비정규직이래" 딸이 대학 방학기간 동안 전산센터에서 단기 알바를 끝내고 내게 알려준다.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러고 보니 전산센터 직원들 목에 걸린 목걸이 색깔이 파란색, 빨간색 두 종류다.


'와 정말 비인격적인 처우다. 직원들을 대놓고 색깔로 구별하는구나.'

회사 측의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느껴진다.


전산센터 직원들이 우리 동네 상가를 삼삼오오 다니며 점심 식사도 하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거의 매일 본다. 그러던 어느 날, 특이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빨간색 목걸이 줄 끼리, 혹은 파란색 목걸이 줄끼리 색깔을 나누어 무리 지어 다닌다는 점이다.


그 후로 나도 모르게 더욱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파란색, 빨간색 목걸이 줄 색깔이 섞여서 함께 다니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색깔처럼, 전혀 섞이긴 힘든 두 가지 세계인가 보다.


회사 측은 목걸이 색깔을 정규직은 파란색, 비정규직은 빨간색으로 정할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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