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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건강 비법

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55일 차

by 은혜

나는 마사지 받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 처음 시작은 결혼 초 시댁과 합가 해서 3년 정도 함께 살 때부터다. 시댁에서 함께 살면서 나에게 하우스 는 있지만 홈이 없어졌다. 365일 24시간 근무하는 기분이었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일주일에 한 번 대중 목욕탕을 찾았고, 우연히 세신사 이모님께 마사지를 처음 받았다. 누군가 내 몸을 정성스럽게 구석구석 쓰다듬고 만져 준다는 것이 그렇게 큰 위로가 될지 몰랐다. 그 이후로 마사지는 나의 중요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생활비를 아껴서라도 마사지 받을 돈은 꼭 챙겨두었다.


20여 년 동안 여러 사람의 손길을 통해 마사지를 받으면서 내 나름 노하우도 생겼다. 가장 가성비가 좋은 곳은 대중 목욕탕에서 세신사 이모님께 받는 마사지다. 10여 년 경력의 무림 고수 같은 실력을 가진 분들도 꽤 많다. 재빠른 손놀림으로 정확하게 혈자리를 눌러줄 때 그 시원함과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쩌다 초보인 분들께 마사지를 받을 때면 손놀림만 분주하고 제대로 혈자리를 눌러주지 않아 시원하지가 않다. 또는 요령 없이 너무 힘만 들어가서 마사지를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내가 대중 목욕탕에서 마사지를 받을 때 되도록 피하는 분이 있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 보이거나, 기가 무 쎄 보이는 분들이다. 마사지도 서로의 기가 오가는 행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날도 자주 가는 동네 목욕탕에 갔는데, 마사지하는 곳에 새로운 분이 와 계셨다. 상냥하고 얌전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별생각 없이 마사지를 받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몸이 많이 지치고 힘든 느낌이었다. 집에 와서도 비실 비실 대며 힘을 잘 쓰지 못했다. 보통 마사지를 받고 며칠 동안은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좋은데, '오늘은 이상하다' 생각했다.


며칠 후 마사지를 받으러 동네 목욕탕에 다시 들렀는데, 마사지하는 곳에서 시끄럽게 싸우는 목소리가 들렸다. 새로 오신 마사지 이모님이 누군가와 전화로 대판 싸우는 중이었다. 얌전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기가 엄청 쎈 분이었다. 왠지 저 이모님한테 마사지를 받으면, 내 기가 다 빨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난주에 마사지받고 하루종일 비실댔던 것은 그냥 우연의 일치였을까?




나는 남편과 싸우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는 마사지를 받으며 뒷목 근육과 특히 가슴 명치에 꽉 막힌 혈을 풀어준다. 어쩌면 내가 50대 중반이 돨때까지 큰 병이 없는건 마사지 덕분일지 모른다. 오늘도 내게 큰 위로가 되어 주신 마사지 이모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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