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능력, 친화력, 성격 등 중요한 요소는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쉽지는 않지만, 가끔 그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각자 '이런 능력이 제일 중요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을 겁니다. 혹시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실 테니, 제가 질문 하나를 드려보겠습니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단 하나를 꼽는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저는 딱 하나만 떠오르네요. 바로 '책임감'입니다. 앞서 말한 능력, 친화력 등 필요한 요소들이 많지만,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책임감을 꼽겠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왜 책임감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제가 생각하는 '책임감'의 의미를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같은 의미를 공유해야 제 이야기에 더 공감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정의하는 책임감이란 “주어진 임무나 상황에서 주변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최선의 결과를 만들겠다는 마음”입니다. 사전적 의미인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과는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업무를 수행할 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혼자서 최선을 다해 적당한 결과를 얻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로 '주변의 자원'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았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는 분명히 다릅니다. 그 강점들을 활용했다면 분명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겁니다. 제가 말하는 책임감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럼 이제, 제가 책임감을 선택한 이유를 본격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첫째, 책임감이 있어야 다른 능력이 빛을 발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다른 이들에 비해 잘하는 능력을 적어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자연스럽게 그 능력을 활용해서 업무를 처리하곤 하죠. 하지만 자신의 능력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당신이 10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10만큼의 결과만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10 이상의 결과를 요구받습니다. 그렇다면 10의 능력을 가진 당신이 10만큼의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일 뿐, 당신의 능력이 특별히 돋보이기는 어렵습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평소에는 5의 능력만 보여주다 결정적일 때 10의 능력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10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전자의 방법은 처음에는 통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언젠가는 10 이상의 능력을 요구받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후자는 어떨까요? '내 능력이 10인데 어떻게 10 이상을 발휘해?'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10이라는 능력은 어디까지나 '혼자' 해낼 때의 한계치입니다. 주변의 자원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타인과의 협업을 어려워하거나 꺼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혼자서는 한정된 능력만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결국 더 나은 성과를 위해서는 주변의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때 '책임감'이라는 능력이 활약합니다. 나 혼자 하는 것보다 주변의 도움을 얻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소리를 듣기 싫어서 협업을 피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책임감이 없는 것입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진정한 책임감이란, 싫은 소리를 듣더라도,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과정이 껄끄럽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기꺼이 해내는 자세입니다. 이 책임감은 당신이 가진 10의 능력을 15, 20, 그 이상으로 키워줄 수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 없는 성과는 없습니다. 협업이 잘못되면 10 이하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사람들은 당신을 '10의 능력으로 10 이상을 해내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의 능력은 당연히 돋보이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될 겁니다. 이는 직장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승진과 연봉 상승의 기회를 잡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둘째, 책임감은 부족한 능력을 감춰줍니다.
제가 책임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로 부족한 능력을 감춰주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팔방미인을 원하지만, 실제로 팔방미인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보다 꽤 쉽게 팔방미인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우리가 만나는 팔방미인은 대부분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숨기는 데 능한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장점만 드러내어 팔방미인처럼 보이는 효과를 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자신의 단점을 숨기는 사람보다 오히려 부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 아닐 것 같으신가요? 하지만 의외로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난 이거 원래 못해서…",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많아…", "내가 할 수 있을까…." 와 같은 말은 모두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는 말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 있는데도, 굳이 이런 말로 자신의 약점을 알리는 셈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자신의 단점을 내세우며 거절하는 것이 왠지 예의를 차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는 현명하지 못한 생각입니다. 애써 장점을 알려도 모자란데, 단점이 아닌 것까지 단점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거절의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나의 단점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진짜 이유를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제 일이 아니라 당신의 일입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의미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지금 저도 다른 업무로 바빠서요. 미안하지만 도와드릴 시간이 없을 것 같네요." 와 같이 말이죠.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는 말을 하세요. 그런 말이 먼저 자신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단점을 숨기는 것이 더욱 쉬워집니다. 단점을 숨기고 장점을 부각하는 순간, 주변 사람들의 당신에 대한 평가는 달라집니다. '저 사람은 뭘 시켜도 제대로 못 해.'에서 '저 사람은 뭘 시켜도 잘 해내는구나.'로 바뀌죠. 자신이 잘 못하는 업무를 받더라도,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평판은 오히려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는 일은 멈추지 마시고, 반대로 단점을 드러내는 일은 의식적으로 멈춰야 합니다.
결국 제가 말씀드린 '책임감'이란, 단순히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수동적인 자세를 넘어,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주변을 살피고 동료들과 협력하며, 때로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까지 포함하는 '능동적인 태도'입니다.
이러한 책임감은 동료들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스스로에게는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합니다. 단순히 월급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통해 성장하고 기여하는 진정한 프로페셔널로 거듭나는 과정인 셈입니다. 책임감 있는 사람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누구의 조언이 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색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성장하며, 이는 곧 개인의 강력한 경쟁력이 됩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자리에서 작은 책임감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의견을 묻고, 막히는 부분은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는 작은 시도들이 모여 당신을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자신의 일과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그 길에, 책임감이라는 든든한 나침반이 함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