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의 기생충인가, 파트너인가

by 고인물

당신은 회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일방적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거나, 반대로 노동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돈만 받아 가는 관계인가요? 아마 많은 사람이 후자를 선호하겠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둘 다 상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기생충’ 같은 관계입니다.

만약 모기나 진드기 같은 기생충이 당신 근처에 다가오거나 몸에 붙어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소리를 지르며 떼어내려 하거나, 살충제를 사용해서라도 없애려 할 것입니다. 즉, 어떻게든 내 주변에 오지 못하게 만들겠죠.

회사와 당신, 어느 한쪽이 기생충이라면 그 관계의 끝은 결국 멀리 떼어내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회사가 기생충이라면 유능한 직원을 잃게 될 것이고, 직원이 기생충이라면 월급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아주 드물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일도 아닙니다.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이런 경우를 꽤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런 상황을 마주하는 시기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달랐습니다. 직장 생활 10년 차 정도까지는 기생충 같은 직원보다 기생충 같은 회사가 더 많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는 반대로 기생충 같은 직원이 더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누가 더 많고 누가 더 잘못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만큼 양쪽 모두에 기생충 같은 존재가 골고루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생충 같은 회사를 살펴보면, 가장 큰 특징은 직원의 이직이 잦다는 것입니다. 이는 1년에 한두 명 정도의 수준이 아닙니다. 오늘 같이 회의했던 담당자와 한 달 뒤 통화해 보면 이미 퇴사했다는 소식을 듣는 일이 여러 번입니다.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니 일은 일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꿋꿋이 버티는 직원이 있으면, 그 직원에게 모든 업무가 집중됩니다. 마치 ‘이래도 버틸 테면 버텨봐’라고 시험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이 계속 바뀌고 업무는 지연되는데도 이런 식으로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회사는 분명 정상이 아닙니다.

이런 회사의 또 다른 특징은 놀고먹는 팀장과 임원이 많다는 점입니다. 물론 팀장과 임원이 과장이나 차장처럼 실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임원이 그렇게 일한다면 그 회사 역시 문제가 있는 것이죠. 팀장과 임원은 전체를 보며 자신이 맡은 조직을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 안에서 부하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내 분위기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야 합니다. 하지만 기생충 같은 회사의 팀장과 임원은 누구보다 많은 보수를 챙기면서도 책임은 조금도 지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 상사 밑에서 직원들이 과연 버틸 수 있을까요?


기생충 같은 직원들을 보면, 첫째로 의욕이 없습니다. 이런 모습은 보통 과장급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직급이 오를수록 더 뚜렷해집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돈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또한,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으면서도 정작 상급자를 만나면 예술적으로 아부합니다. 일은 부하 직원에게 전부 떠넘기고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물론 일을 부하 직원과 나누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책임감 없이 부하 직원의 결과물을 검토도 하지 않고 결재를 올리거나 외부로 전달합니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모든 것을 부하 직원의 책임으로 돌리고 자신은 슬쩍 뒤로 빠집니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무언가 느끼셨나요? 기생충 같은 회사는 결국 기생충 같은 직원들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당신이 만약 그런 회사에 들어갔다면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계획이라면, 스스로 기생충 같은 직원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당신이 그런 직원이 되는 순간, 당신의 회사 또한 기생충 같은 회사가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초심을 잃기 쉽지만, 회사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신입사원들이 들어옵니다. 그들을 보면서 ‘아,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고 자신의 처음을 되돌아보고, ‘저들의 좋은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기생충 같은 직원이 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혹시 ‘나는 곧 회사를 그만두고 내 사업을 할 거니까, 지금은 기생충처럼 지내며 사업 구상이나 하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한 가지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그런 생각을 가진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와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혹은 그런 회사에 투자하고 싶으신가요? 적어도 저는 아닙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저와 같이 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중에 어떤 일을 계획하든,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현재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것조차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사업에 최선을 다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올바른 태도는 단순히 개인의 성실함을 넘어, 회사 전체의 문화를 만들고 성장을 이끄는 첫걸음이 됩니다.

결국 회사를 키우는 것은 훌륭한 오너 한 사람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너는 직원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그 비전과 희망이 있어야 직원들도 움직일 수 있으니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비전과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오너와 직원들이 같은 꿈을 꿀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보통 회사와 직장인의 관계를 ‘갑’과 ‘을’로 정의합니다. 근로계약서에 그렇게 쓰여 있으니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너와 직원 모두 기생충 같은 존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이 관계는 갑을 관계가 아닌 ‘파트너’ 혹은 ‘스폰서’ 관계로 보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요? 이런 작은 시선의 차이가 아주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근로계약서에 ‘갑’과 ‘을’ 대신 ‘파트너’나 ‘스폰서’라는 용어를 쓴다면 직원들의 마음가짐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너 역시 ‘갑’의 위치가 아닌 동등한 위치에서 직원을 바라보며 회사를 더 크게 발전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생충 같은 직원이 되고자 하는 신입사원은 없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상황과 계기들이 그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그 흐름에 휩쓸릴 때 기생충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당신과 회사가 기생충이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주 작은 변화일 수 있습니다. 말투, 용어, 시선 등 조금의 변화만으로도 우리는 기생충이 아닌 서로에게 이로운 ‘익충(益蟲)’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세요. 기대했던 것보다 보상이 적더라도 불평불만을 늘어놓기보다는 현 상황에 충실해야 합니다. 나보다 일을 덜 하는 동기가 먼저 승진했더라도 시기와 질투보다는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 모습을 누군가 바보 같다고 손가락질할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그런 일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꿋꿋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어디를 가도 환영받는 인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십시오. 어디에서든 환영받는 인생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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