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일상을 깨우는 치열한 삶의 몸부림

by 고인물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합니다. 누구 하나 똑같은 궤적을 그리며 사는 이는 없기에,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각자의 인생을 항해하곤 합니다. 그 항해의 중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단연 ‘직장’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아실현의 장이고, 누군가에게는 냉혹한 생존의 현장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다음 스텝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도 합니다. 직장이라는 공간을 대하는 태도는 천차만별이지만, 분명한 건 그곳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삶에 깊은 의미를 남긴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안에서 아무런 의미도, 감흥도 찾지 못한 채 유령처럼 떠도는 이들이 있습니다. 기쁨도 슬픔도, 성취감도 분노도 없이 그저 기계적으로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상. 어쩌면 그 무미건조한 반복 자체를 안식이라 여기며 즐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또한 하나의 삶의 방식이니 함부로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감히 묻고 싶습니다. 회사와 업무, 사람 때문에 괴로워하며 욕을 할지언정 치열하게 부딪히는 삶보다, 아무런 파동 없는 그 정적인 삶이 정말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조심스럽게 ‘아니요’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직장은 단순히 노동의 대가로 월급만 받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타인과 관계를 맺는 법을 익히고, 꼬인 문제를 풀어가는 집요함을 배우며, 실패의 쓴잔을 마신 뒤 다시 일어서는 근력을 키우는 거대한 배움터입니다. 우리의 학습은 졸업장과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숨 쉬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됩니다. 인생이라는 학교는 우리가 원치 않아도 끊임없이 가르침을 강요하죠. 그리고 그 강제적인 배움의 조각들이 모여 결국 ‘나’라는 사람의 인생을 빚어냅니다.

누군가는 이 배움을 수험생처럼 절박하게 받아들여 성장을 일궈내고, 대다수의 평범한 이들은 학생이 학교에 가듯 직장인으로서 주어진 몫을 해내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 흐름조차 거부한 채 무채색의 방관자로 남으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만약 스스로가 그런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느껴진다면, 이제는 삶에 작은 균열을 내어 변화를 주어야 할 때입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치열하게 발버둥 쳐 보시길 권합니다. 무의미해 보이는 지시를 내리는 상사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보고, 벽에 부딪힌 것 같을 때 더 강하게 문을 두드려보세요. 안 될 일이라며 미리 포기하기보다 ‘내가 되게 만들겠다’는 오기를 부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괴롭힘 앞에 숨지 말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며 정면으로 들이받아 보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밟히면 꿈틀거리는 지렁이보다 우리는 훨씬 더 존엄한 존재니까요.

그 발버둥이 당장은 한심하고 무의미해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치열한 몸부림이야말로 당신을 성공의 길로 이끄는 유일한 동력이 됩니다. 아무런 저항 없이 물결에 휩쓸려 가는 삶에는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거칠게 발버둥 치다 보면 어느 순간 손끝에 걸리는 단단한 ‘턱’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비록 그 턱이 부실해서 다시 미끄러질 수도, 잡자마자 부서져 버릴 수도 있겠지만 멈추지 마세요. 전력을 다해 질주하다 지치면 잠시 숨을 골라도 좋고, 한숨 자고 일어나 다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위로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계속해서 발버둥 치는 그 자체에 있습니다.

성공한 이들은 결코 운 좋게 정상에 선 것이 아닙니다. 기약 없는 시간 동안 남모르게 발버둥 쳤기에 비로소 운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죠. 저 또한 수없이 많은 턱을 잡았다 놓치기를 반복하며 바닥으로 추락하곤 했습니다.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처음 시작했던 곳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곳에 서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업무 그 자체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나만의 방식,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오를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이것이 제가 발버둥 끝에 얻은 소중한 의미들입니다.

직장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오직 당신만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는 가만히 앉아있는 이에게 저절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조금 더 배우려 하고,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거절당해도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는 그 작은 발버둥 속에 해답이 숨어 있습니다. 부디 그곳에서 당신만의 의미를 찾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흐른 뒤, 당신의 발버둥이 얼마나 값진 길을 만들어냈는지 확인하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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