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14] 거리를 잘못 알려줬다고 캐디 목을 조르다니

조직원의 폭력이 초록필드를 지배해서야

by 나승복

L씨는 2009년 9월 경기도 소재 00골프장에서 조직원들과 내기골프를 하던 중 캐디의 목을 졸라 상해를 가한 일이 있었다.


정담과 웃음이 넘쳐야 할 필드에 폭력의 공포와 살얼음의 적막이 엄습하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오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속에서 라운드를 보조하던 캐디의 겁에 질린 표정이 생생하게 와닿는다. 그 자초지종은 어떻게 된 것일까?




MBC의 뉴스(박광운, https://imnews.imbc.com/replay/2009/nw2400/2438720_30576.html, 2009.9.12.) 요지를 바탕으로 그 자초지종을 살펴본다.


L씨는 그날 위 골프장에서 4인의 조직원 일행과 1타에 1만 원에서 2만 원짜리 내기 골프를 벌였다. 그러나 L씨는 자꾸 돈을 잃게 되자 이에 격분하여 공을 찾아오지 못한 캐디에게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L씨는 17번 홀에서 캐디가 그린까지의 거리를 잘못 알려줬다는 이유로 캐디의 목을 졸라 캐디에게 3주의 치료를 요하는 목 등의 상해를 가했다. 경찰은 L씨를 상해 등의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탄손낫GC, 호치민, 베트남, 2019.8.(필자 촬영)]


그 당시, 동료캐디는 위 캐디가 “살려주세요, 언니, 맞아 죽어요, 빨리 좀 와 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캐디의 절규에 의하면, 그녀가 외딴 곳에서 목조임당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 사건은 글로벌 골프뉴스에서도 보기 어려운 중대범죄이다. 시원한 바람이 스치는 초가을, 폭력의 공포와 비명의 절규가 꽃향기 그윽한 필드를 짓눌렀다.


과연 그곳은 법의 지배가 미치는 세상이었는지 의문스럽다. 그 어느 곳도 불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할 진데, 대낮에 이런 불법의 소용돌이가 맑은 공기를 혼탁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중국의 역사서인 사기(史記)에 “법령이나 기강을 엄정하게 집행하여 조금도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하지 못하게 하다(秋毫無犯 / 추호무범).”는 경구가 있는데, L씨와 같은 범법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즐거움과 힐링의 필드에 이와 같은 불법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도록 엄정한 법집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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