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설의 운영자는 기존 골프회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회칙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원으로 대우하지 않겠다고 통지한 일이 있었다.
그 운영자는 강요죄 등으로 기소되었는데, 이에 대한 2심 법원과 대법원의 판결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대법원은 2003. 9. 26. 선고한 2003도763호 판결에서 강요죄의 법리를 적시한 다음, 강요죄를 인정한 2심 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는데, 아래에서 2심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판결이유를 소개한다.
강요죄라 함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의 ‘협박’은 객관적으로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사람에게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도3501 판결 참조).
A사가 ○○골프장을 인수한 후 그 명칭을 변경하여 운영함으로써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존 회원들은 명칭이 변경된 골프장 회원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고, 회원지위 승계등록절차는 골프장 회원관리에 필요한 행정절차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사의 최대주주인 B씨는 그 대표이사와 공모하여, "기존 회원들을 대상으로 금 1억 3,000만 원의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600명에게 예약 우대와 그린피 면제 등의 특전을 부여하는 특별회원을 모집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과 함께, 변경된 회칙을 첨부하여 이에 동의하고 회원자격 승계약정을 승낙하며 회원 등록을 신청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B씨는 기존 회원들이 변경된 회칙에 동의한다는 문구를 삭제하여 발송한 회원등록신청을 반송하면서 이러한 회원들의 승계등록신청을 거부하였다.
B씨는 그 후 승계등록절차를 밟지 않은 회원들의 예약을 사실상 거부하거나 예약이 된 경우에도 이를 취소하는 한편, 라운드를 하더라도 비회원 요금을 징수하고 클럽하우스 현관 출입문에 승계등록을 거부하는 회원들에 대하여 회원대우를 해 줄 수 없다는 취지의 공고문을 부착하는 등 회원의 권리를 제한하였다.
2심 법원은 위와 같이 인정된 사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B씨는 행정적 절차에 불과한 회원의 승계등록절차를 빌미로 회사측에서 요구하는 대로 승계등록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한 회원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예약제한, 비회원요금 징수와 같은 재산상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의사를 명시하였다.
이는 재산상 불이익이라는 해악을 고지하는 방법으로 회원들을 협박하여 회원권이라는 재산적 권리의 행사를 제한하고 변경된 회칙을 승낙하도록 강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B씨는 00골프장의 운영자로서 기존 회원들에 대하여 임의로 불리하게 변경한 회칙에 따르지 않을 경우 회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명시함으로써 겁을 주는 방식으로 골프회원의 권리 제한을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신문학활동가인 곽말약(郭沫若)이 한 작품에서 “다른 사람의 권리나 이익을 빼앗다(爭權奪利 / 쟁권탈리).”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기존 회원들의 권리 제한을 강요한 B씨를 두고 한 말이라 할 수 있다.
누구든지 기존의 재산상 권리를 침해하여 탐욕을 부린다면 그 이해관계인들의 평화상태가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 엄정한 법령이 집행되기 전에 상호간의 권리를 존중할 수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