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17] 직무상 골프 접대를 받아 처벌되다니

골프 접대를 받아 배임수재죄나 뇌물수수죄로 처벌되다

by 나승복

사립 대학병원의 의사인 A씨는 제약회사로부터 청탁성 골프 접대를 받아 배임수재죄로 처벌되었고, 00도시개발공사의 직원인 B씨는 직무에 관하여 골프 접대를 받아 뇌물수수죄로 처벌된 일이 있었다.


두 경우 모두 업무수행이나 직무집행의 공정과 청렴을 견지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는데, 이에 반하여 골프 접대를 받았으니 어떻게 법망의 엄정한 적용을 피할 수 있었겠는가?




위 A씨와 B씨가 각각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사례에 대하여 대법원 판결(2011. 8. 18. 선고 2010도10290 및 2011. 1. 13. 선고 2009도14660)을 토대로 그 법적 책임관계를 살펴본다.


먼저, 사립 대학병원 의사인 A씨의 배임수재죄에 관한 것이다.


A씨는 의약품인 조영제나 의료재료를 지속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정한 청탁 또는 의약품 등을 사용해 준 대가로 제약회사로부터 골프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아 배임수재죄로 기소되었다.


대법원은 위 사안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유죄 인정의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형법상 배임수재죄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A씨가 실질적으로 조영제 등의 계속사용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고, 단순히 1회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에 걸쳐 선물과 향응을 제공받았으며, 제약회사는 A씨와 유대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영제 등을 납품하기 위하여 이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A씨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고, A씨가 받은 골프접대비 등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 단순한 사교적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Alta Vista GC, Cebu, 필리핀, 2014. 2.(필자 촬영)]


다음으로, 00도시개발공사 직원인 B씨의 뇌물수수죄에 관한 것이다. 위 B씨가 관련 법령상 공무원으로 간주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B씨는 00도시개발공사의 4급 직원으로 근무하던 기간 중에 골프 접대 등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음으로써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지방공기업 직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받았다는 취지로 기소되었다.


대법원은 위 사안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죄 인정의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지방공기업법은 공사와 공단의 임원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원은 형법상 뇌물죄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간주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제83조). 여기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원’이라 함은 공사와 공단의 정관상 과장 또는 팀장 이상의 직원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대통령령에 정한 ‘과장 또는 팀장 이상의 직원’이란 직급을 기준으로 하여 과장 또는 팀장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직원을 말하는 것으로서 현실적으로 과장이나 팀장의 직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문제삼지 않는다.


법원은 위 사안에서 ‘과장’은 공사 정관의 위임을 받은 인사규정에 따라 4급 직원들로 임용되는 직위로서 엄연히 존재하므로, B씨가 공사의 4급 직원으로서 과장의 직위를 가지고 근무하고 있었던 이상 지방공기업법 대통령령상의 간부직원에 해당하여 형법상 뇌물수수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설령 공사의 직제상 ‘과’라는 조직이 없더라도 뇌물수수죄의 성립에 장애가 될 수 없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임직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직무 처리의 청렴성이나 공정성을 준수하지 못하여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을 경우에는 이에 관련된 법령이 엄정하게 관여하게 됨을 알 수 있다.


배임수재죄에서는 부정한 청탁이 범죄성립의 요건이 되지만, 뇌물수수죄에서는 부정한 청탁을 요하지 않고 직무관련성만 있으면 족하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공기업 임직원은 직제상 부서 조직을 요하지 않고 관련 법령상 간부직원이면 족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한(前漢) 말기의 학자인 유향(劉向)의 열녀전(烈女傳)에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재물은 나의 소유가 아니니라(不義之財, 非吾有也 / 불의지재, 비오유야).”는 경구가 있는데, 이는 위 대학병원 의사와 00도시개발공사 직원에게 일침을 가한다.


어디 위 대학병원 의사와 공기업 직원에 국한되는 일이겠는가? 누구든지 정당하지 못한 재물을 탐할 경우 그것이 자신의 소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리이자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러니, 위 명구의 가르침을 깊이 헤아려서 이처럼 불법적이거나 부정한 유혹에 빠지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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