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18] 골프장 음주로 죄를 넷이나 짓다니

음주로 인해 다수의 범죄 나락에 떨어지다

by 나승복

A씨는 2020년12월 인천 소재 00골프장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한 후 부하 직원을 동원해 블랙박스를 제거하여 위 직원과 함께 처벌된 일이 있었다.


한 잔의 술이 쌀쌀한 초겨울의 한기와 라운드 분위기를 데우는 데는 일조한다. 하지만, 혈중알콜농도가 음주 운전에 이를 정도로 마신다면 법의 그물(法網)이 음주 운전자를 덮치는데, 이러한 이치를 모르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사건의 전말과 판결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서울경제가 보도한 인천지방법원 판결의 요지(윤선영, https://www.sedaily.com/NewsView/2627ACGH2U, 2022.2.19.)를 바탕으로 그 자초지종과 판결결과를 살펴본다.


A씨는 그날 위 골프장의 주차장에서 제대로 주차하지 않은 채 술에 취해 자신의 차량 안에서 잠이 들어 있다가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였다.


또한, A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경찰관에게 체포되자 지구대에서 '현행범인 체포 확인서'를 손으로 찢었다. 그후, A씨는 부하 직원인 등으로 하여금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여 증거를 없앤 혐의도 받았다.


나아가, A씨와 부하 직원은 교통사고 2건이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보험회사를 속여 보험금 560여만 원을 챙긴 사실도 확인됐다.


[Canlubang GC, Manila, 필리핀, 2018. 3.(필자 촬영)]


법원은 A씨와 부하 직원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이들에게 징역 1년 6월 ~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 선고했다


A씨는 음주 측정의 거부행위로 도로교통법위반죄를, 현행범 체포 확인서를 찢은 행위로 공용서류무효죄를,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제거하게 한 행위로 증거인멸죄를,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험회사를 속여 보험금을 받은 행위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죄를 지었다.


부하 직원은 음주 운전과 전혀 무관함에도 A씨의 요구에 동조하다가 증거인멸죄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죄의 공범이 되었다.




A씨는 음주 측정 거부에서 당초 전혀 생각지 않았던 3개의 범죄를 추가로 짓게 되었고, 부하 직원까지 일부 범죄들에 가담하도록 하였으니,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아니겠는가? A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한 후 비이성적 행동과 얄팍한 술수를 부리다 걷잡을 수 없이 죄들이 늘어났으니 이 얼마나 무지한 일인가?


청나라 때의 유명소설인 홍루몽(紅樓夢)에 “술에 취한 후 사회규범이나 준칙에 반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다(酒後無德 / 주후무덕).”고 지적하였는데, A씨를 두고 한 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A씨가 이에 대해 “화(禍)나 불운은 단번에 끝나지 않는다(禍不單行 / 화부단행).”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지인들 간에 술을 곁들여 정담과 웃음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라 하더라도, 라운드 후 음주운전은 넓은 초록빛 페어웨이를 즐겁게 걷는 것이 아니라 좁은 회색빛 '법의 담장'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것이니 각별히 주의하자.


나아가, 주말 골퍼가 라운드한 후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티 없이 맑은 하늘과 향기 그윽한 산하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살살 녹는 미주(美酒)의 유혹에 빠지지 말지어다. 음주에 관한 우스개 소리로 ‘일취월장’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일’요일에 ‘취’하면 ‘월’요일이 ‘장’난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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