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19] 골프장 연못에서 골프공을 훔치다니

2,3인의 일당이 골프공을 훔쳐 특수절도죄로 처벌되다

by 나승복

2,3인의 일당이 심야에 여러 골프장에 몰래 들어가 그곳 연못에서 골프공을 건져 팔았다가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된 일들이 있었다.


사람이 합법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정상적으로 영리행위를 할 생각을 팽개친 채 타인의 재물을 훔치다니, 어떻게 준엄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으리오! 골프공 절도사건들의 전말과 법적 책임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여러 골프공 절도사건들이 언론에 보도되었으나 훔친 골프공의 수량이 많은 두 사건(한영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838732#home, 2017.8.12., 중앙일보 / 홍현기, https://www.yna.co.kr/view/AKR20190627139000065, 2019.6.27. 연합뉴스)을 위주로 그 자초지종과 법적 책임관계를 살펴본다.


U씨 등 2인은 2017년 3월부터 6월까지 전북 일대 골프장 7곳을 돌며 야밤에 골프장에 침입하여 잠수복을 입고 연못에 들어가서 뜰채로 골프공을 건져내는 방식으로 2,300만 원 상당의 11만 5천 개의 골프공을 훔쳐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되었다.


이들이 훔친 골프공은 전문 매입업체에 1개당 200원에 판매되었다. 매입업체는 골프공을 세척하고 코팅한 후 골프연습장에 1개당 1000~1500원에 재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Daynasty GC, 태국, 2015. 2.(필자 촬영)]


또한, A씨와 B씨는 2019년 4월부터 6월까지 인천과 경기도 일대 골프장 3곳의 연못에서 골프공 70포대 분량(5만 6천 개)을 훔쳤다. 스킨스쿠버 자격증이 있는 A씨는 골프장의 감시가 허술한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잠수복을 입고 연못에 들어가 손으로 골프공을 건져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가 건져낸 골프공을 포대에 담거나 손전등을 비춰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B씨는 골프장을 이동할 때 트럭을 운전하거나 인천과 경기도 지역을 돌며 상대적으로 방범이 취약한 골프장을 물색하는 역할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골프공 8백 개 정도가 들어간 포대를 14∼18만 원 정도를 받고 전문매입꾼에게 팔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아직 팔아 넘기지 않은 골프공 13포대를 B씨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트럭에서 압수했다.


심지어, J씨 등 2인은 2009년 8월 심야에 골프장 2곳의 연못에서 뜰채로 5백여 개의 골프공을 훔쳐 도주하다가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 나자, 골프장 인근 마을에서 공구를 구하기 위해 서성이던 중 이를 수상히 여긴 마을이장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가 잡힌 일도 있었다(김승만, http://www.jeoll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07943 , 2009.8.10. 전라일보).





골프공 절도는 2인 이상의 일당이 야간에 몰래 골프장에 들어가 그곳 연못에서 훔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특수절도죄로 의율된다. 특수절도죄의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단순절도에 비해 더 무겁다.


위에서 소개한 사례에 의하면, 어떤 사람은 잠수복을 구비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스킨스쿠버자격까지 보유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골프공을 훔친 후 구매업체에 팔아 넘기면, 그 업체는 골프공을 세척하여 상태에 따라 다른 가격으로 골프연습장 등에 판매하는 사슬구조가 유기적으로 작동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사서인 북제서(北齊書)에 “쥐가 살금살금 조그만 물건을 훔치고 개가 물건을 훔치다(鼠盜狗竊 / 서도구절).”라는 문구가 있는데, 타인의 작은 재물을 훔친다는 사자성어로 자주 쓰인다. 골프공 하나의 가치가 작아 보이지만, 훔친 골프공의 수가 수백 개에서 많게는 11만 5천 개에 달하니 큰 도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3인의 일당이 심야에 몰래 골프장의 연못에 들어가 뜰채나 그물로 골프공을 건져내는데, 듬성듬성한 듯하면서도 엄정한 법의 망(法網)이 그 뜰채 위로 드리워진다는 것을 명심해서 다시는 이와 같이 우매한 범죄행위를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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