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과 그침[11]-그 사람의 골프는 그의 세계다 1

공자는 즐기는 골프를 제일로 삼느니라

by 나승복
그 사람의 골프는 그의 세계다.
즐거움과 강인함 속에서 고상한 품격을 지향하라. 족함과 그침을 깨우쳐라.
선행을 하면 불운을 피할 수 있다.
오늘의 매너는 내일의 얼굴이다.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가 큰 가르침을 전한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골퍼의 부족한 모습들이 가지각색이다. 어떤 골퍼는 기본적인 규정을 모르거나 매너가 미흡하다. 티업시각 직전에 도착하여 부랴부랴 티샷을 한다. 실수가 생길 때 불편한 언동을 보인다. 과도한 내기로 오가는 계산만 있을 뿐, 긴장된 표정과 어색한 침묵이 초록필드를 지배한다. 초봄의 진달래와 만추의 단풍에 눈 한 번 줄 여유가 없다. 동반자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페이스에만 치중하기도 한다.


공자가 골프를 하였다면, 아마도 이런 골퍼들에게 호통을 쳤으리라.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고(知之者不如好之者,好之者不如樂之者). 즉, 기본을 제대로 안 다음,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 즐기는 단계에 이르라고 말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골프의 기본을 제대로 아는 단계이다. 평생 골프를 공부하고 연마해도 정복할 수 없는 영역이라 하지만 기본을 닦아야 한다. 중요한 골프 규정이나 스윙 원리, 그리고 에티켓이 여기에 해당된다. 필자의 경우 골프에 입문할 때 3개월 정도, 10년쯤 되었을 때 3개월 정도 스윙에 대해 레슨을 받은 것이 고작이다. 골프규정의 이해는 매체에 나오는 요약 정도에 그친다. 부끄러운 일이다. 골프의 기본이 취약하다고 하여 골프를 좋아하고 즐기는 단계에 갈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견고하게 이해되어야 골프를 좋아하고 즐기는 단계로 도약하기 수월하다.


그 다음은 골프를 좋아하고 즐기는 단계이다.

구력이 20년쯤 되는 필자로서는 좋아하는 단계와 즐기는 단계를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골프를 좋아하는 단계’이다. 필자는 2021년 9월 말경 지인들과 충북 진천에 있는 천룡CC에 다녀온 적이 있다. 티업시각이 오전 6시 44분이었다. 골프장에 늦어도 6시경 도착해야 해서, 동반자와 서울의 한 지점에서 오전 4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다. 준비와 이동시간을 고려해서 3시 반경 일어났다. 이른 새벽이다 보니 전날 숙면하기 어려웠다. 이와 같이 티업시각이 이르다는 이유로 라운드 제의를 사양하지 않는다면, 골프 수준과 관계 없이 ‘골프를 좋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도 무방하다.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랴!


[천룡CC, 황룡코스 9번홀, 2021. 9.(필자 촬영)


‘골프를 즐기는 단계’는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할까? 건강, 수준, 여유, 관계라는 네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건강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즐겁게 라운드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자신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반자와 더불어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두 번째는 수준이다. 골프 수준이 상당한 레벨에 이르면 즐거움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백 대 스코어 때보다는 90대 스코어 때, 90대 스코어 때보다는 80대 스코어 때에 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세 번째는 여유이다. 경제적 여유 외에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향유함으로써 힐링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필요하다. 네 번째는 관계이다. 라운드 중이나 후에 동반자를 배려하면서도 더불어 즐겁게 대화하고 웃으며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관계도 중요하다.


골프를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 즐기는 경지에 이르듯이, 본업이나 취미에서도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서 즐기는 경지에 이른다면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의 소유자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 수준, 여유, 관계의 조화가 필요하겠다. 논어(論語)가 선사하는 지혜를 깊이 새기자.


문헌

✔ 공자(孔子) : B.C.551~479, 공구(孔丘), 춘추시대 노나라 사상가, 유가 시조

✔ 논어(論語) : 공자와 제자들간의 대화록, 사서(四書)의 하나

한자

✔ 知之者不如好之者,好之者不如樂之者 – 孔子,論語. 雍也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지불여낙지자 - 공자, 논어.옹야]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느니라.

✔ 樂: 즐거울 낙, 之: 그것 지(지시대명사), 不如~: ~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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