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과 그침[12]-그 사람의 골프는 그의 세계다 2

맹자는 의지를 강인하게 하라고 훈계한다

by 나승복

맑은 날씨, 아름다운 코스도 잠깐, 티샷을 위하여 칠 곳을 쳐다보면 제대로 칠 수 있을 지 심난하다. 몇 홀을 돌 지 않았는데 관절과 근육이 뻐근하고 허기진다. 잦은 실수에 골프가 나에게 맞는지 반문하기도 한다. 생크라도 나는 때면 어찌할 바를 모르며 당황해 한다. 라운드 중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이 빈번하게 생기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맹자는 이런 골퍼들에게 “하늘이 큰 일을 맡길 때에는 의지와 성격을 강인하게 한 후(動心忍性), 그 동안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해낼 수 있게 한다.”고 훈계한다. 여기에서 “동심인성(動心忍性)”의 의미는 바로 앞에 생략된 구절인 내적, 외적 연마와 수행 과정을 거쳐, 강인하게 된 의지와 성격이 외부의 영향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그대로 견지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맹자의 이 훈계를 골프에 적용해 보자. 하늘이 주말 골퍼에게 맡기고자 하는 큰 일(大任)은 무엇을 의미할까? 골프를 즐기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골프에서 동심인성(動心忍性)은 골프에 대한 의지와 성격이 강인하게 형성되어 페어웨이 상태, 동반자 등의 외부 영향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견지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골프에 대한 의지와 성격’을 ‘골프 의지’로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맹자는 위 문장을 통해 주말 골퍼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맨털이 흔들리거나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골프 의지를 강인하게 형성, 견지하도록 한 다음, 적시의 교습과 부단한 연마를 통해 골프를 즐기는 수준에 도달하라는 것이다.


[잭니클라우스GC, 링크스코스 14번홀, 2015 10. (필자 촬영)]


프로 골퍼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다가 골프 의지가 강인하지 못하여 어려움에 처한 경우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청야니(대만)를 들 수 있다. 2008년 데뷔와 함께 메이저대회 1승에 신인상을 받은 후 2010년엔 메이저대회 3승을 수확해 새로운 골프 여제의 급부상을 예고했다. 이어, 2011년엔 엄청난 장타(평균 269야드)에 7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 상금왕까지 독차지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우승 없이 어쩌다 10위 안에 드는가 하면, 컷 탈락도 자주 생기곤 했다.(주석 1) 최근에는 LPGA대회에서 낯선 이름이 되었다.


반면에, 강인한 골프 의지를 회복하여 큰 성과를 일구어낸 경우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김인경을 들 수 있다. 2012년 메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30cm 정도의 펏을 놓쳤다. 그후, 수년 간의 시련 끝에 201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5년전 고통을 이겨내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두기까지 하였다. 2012년 그 펏으로 우승을 놓친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명상과 요가로 마음을 다스리며 자책하는 대신 자신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했다고 한다(주석 2). 이는 맹자의 가르침을 수 없이 되새기면서 절치부심의 수행 시간을 가진 것과 일맥상통하리라.


사업, 연구, 작품활동 등의 여러 영역이나 관계에서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에는 맹자가 훈계했듯이, 하늘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큰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하여 시련의 시간을 거치게 하는 것임을 깊이 깨닫자. 하여, 의지와 성격을 강인하게 한다면, 이러한 고통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중국 사람들에게 자주 회자되는 고전 명구이기도 하다.


문헌

✔ 맹자(孟子) : B.C.372~289, 맹가(孟軻), 전국시대 추나라 사상가, 유가 학파

✔ 맹자(孟子) : 맹자가 제후들에게 유세하거나 제자들과의 대화를 기술한 책

주석

1)최웅선(2015.6.26.), 전 세계랭킹1위 청야니, 부진의 이유는 무엇, 와이드스포츠, http://www.widesport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764

2)고미혜(2017.8.7.), 김인경 30cm 악몽 후 “자책했으나 이겨내려 노력했다”,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70806053052007

한자

✔ 天將降大任于斯人也,...... 動心忍性,曾益其所不能也 - 孟子.告子下.

[천장강대임우사인야, ...... 동심인성, 증익기소불능야 – 맹자.고자하]

하늘이 그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길 때에는 의지와 성격을 강인하게 한 후 그 동안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느니라.

✔ 將: 장차 장, 降: 내릴 강, 任: 맡길 임, 于: 어조사 우(~에), 斯: 이 사, 忍: 강인할 인, 曾: 늘릴 증(增과 같은 의미), 益: 얻을 익, 能: 능할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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