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골퍼인 N씨가 2006년 일본프로골프협회(JGTO)로부터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2007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외국인 출전자격테스트(Q스쿨)에 합격하여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프로골퍼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징계 사실을 숨긴 채 타국의 출전자격테스트에 응시하다니 지구촌에서도 보기 드문 충격뉴스다. 어떻게 청정한 초록필드에 혼탁한 흑색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사건에 대하여 한경의 기사(최태용, https://www.hankyung.com/sports/article/2007021545748, 2007.2.15.)를 바탕으로 그 자초지종을 살펴본다.
N씨는 2006년 8월 JGTO투어 일본오픈 최종예선에서 스코어 카드를 조작한 부정행위로 JGTO 사무국으로부터 2011년까지 자격정지와 벌금 200만 엔의 중징계를 받았다.
[2015.3. 필자촬영]
그러나, N씨는 이러한 중징계 사실을 숨긴 채 버젓이 2007년 2월 상위 24명을 선발하는 KPGA 외국인 출전자격테스트에 응시하여 12위를 차지했다.
KPGA 관계자는 외국인 출전자격테스트가 시작되기 전에 JGTO 사무국에 일본선수들의 출전명단을 보내어 신분조회를 하였으나 위 사무국으로부터 징계 관련 회신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한, 위 관계자는 일본선수가 자격정지와 벌금의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한국투어프로대회에 출전자격을 불허하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N씨는 골프를 전문직업으로 하는 프로선수로서 일본 내 중징계 사실을 은폐하고 한국의 외국인 출전자격테스트에 참가했다는 점이 가히 충격적이지만, 그 징계 사유가 스코어 카드의 조작이었다는 점도 매우 충격적이다.
고상한 품격은 고사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행위를 저질러서 최소한의 스포츠정신이나 직업소양을 팽개쳐 버리다니, 참으로 딱하기 짝이 없다.
중국 수나라 역사서인 수서(隋書)에 “많은 죄를 지어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十惡不赦 / 십악불사).”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N씨의 부정행위를 예리하게 질타한다.
주말골퍼도 골프규칙이나 매너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는 저급 골퍼의 태도에서 벗어나 라운드마다 자신에게 엄격한 규칙준수의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고상한 품격골퍼가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