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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Jul 17. 2023

[황당 6] 견공이 그린에서 공을 물고 가다니

정체불명의 견공이 EPGA  투어 대회에서 공을 물고 사라지다

정체불명의 개가 2012년 유럽프로골프협회(EPGA) 투어 대회 중에 그린에서 골프공을 물고 달아난 황당 해프닝이 있었다.


견공이 투어 대회의 코스에 들어가 프로선수와 갤러리들을 놀라게 하다니 골프역사에서도 일어나기 희박한 일이리라.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박기훈, http://www.geconomy.co.kr/news/article.html?no=2511, 2012.10.8, 지이코노미)의 요지를 바탕으로 그 자초지종을 살펴본다.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2012년 10월 스코틀랜드 킴스반스 링크스에서 열린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 2라운드 12번홀(파5)에서 기분 좋게 두 번째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했다. 공이 홀에서 9m 정도에 섰으니 이글을 기대하며 경쾌하게 그린을 향해 걸어갈 만했다.


그런데 어인 일인가? 정체불명의 개 한 마리가 갑자기 그린에 나타나더니 그 공을 물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케이시는 이글퍼트를 위하여 그린을 살피던 중에 이 돌발상황을 목도하고 깜짝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케이시는 그 개에게 공을 가져오라고 손짓을 했으나, 그 개는 전혀 개의치 않은 채 공을 물고 그린 밖으로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그는 공을 찾은 곳에서 경기를 이어가야 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일시 공황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다른 공으로 원 위치에서 퍼트하려던 참에 갤러리가 13번홀 쪽에서 공을 찾아 주어 그 공으로 경기를 이어갔다.


골프규칙상 국외자가 공을 움직인 경우 벌타가 없다. 따라서, 개가 공을 물고 갔더라도, 공을 찾은 경우에는 원래의 위치에서 그 공으로, 공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원래의 위치에서 다른 공으로 경기를 이어가면 된다.


[Alta Vista GC, Cebu, 필리핀, 2014. 2.(필자 촬영)]


개가 돌연히 그린에 나타나서 공을 물고 달아나다니, 케이시는 듣도 보도 못한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으리라. 그의 캐디와 동반자들이나 갤러리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으리라.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西遊記)에 “대낮에 귀신을 보다(白日見鬼 / 백일견귀).”라는 구절이 있는데, 케이시의 공을 물고 사라진 개는 대낮에 갑자기 나타난 귀신이나 다름 없다고 하겠다.


주말골퍼들도 전혀 상상하기 어려운 돌발상황이나 사고들을 보거나 들을 수 있다. 누군가 이러한 상황이나 사고의 중심에 있다면 결코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그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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