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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Oct 10. 2023

[황당 7] 까마귀가 카트에 둔 귀중품을 물고 가다니

까마귀가 카트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물고 날아가다

필자는 후배로부터 까마귀가 카트에 둔 다이아몬드 반지를 물고 날아가서 큰 소동이 벌어진 일이 있다는 황당 에피소드를 들은 일이 있다.


필자는 2023. 1. 30. [민사 18]의 토픽에서 이 에피소드에 대하여 반지 소유자, 골프장 경영자, 캐디 중에서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지를 위주로 살펴본 바 있다.


여기에서는 믿기지 않으나 실제로 발생한 황당 사고의 당시 상황을 소개한.




한 여성골퍼는 경기도 소재 00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던 중 손가락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 종이컵에 담아 카트 앞쪽 거치대에 두었다.


이들이 티샷 후 카트에서 내려 페어웨이로 가는 사이, 한 마리의 까마귀가 그 틈을 노리고 카트에 내려와 먹을 것을 찾았다. 마침 종이컵 안에 유독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발견하였다.


위 골퍼는 까마귀가 카트에서 먹거리를 찾는 것을 보는 순간 종이컵에 둔 다이아몬드 반지가 떠올랐다. 까마귀가 반지를 물고가지 않을까 걱정되어 부랴부랴 카트 쪽으로 달려왔다.


그러자 그 까마귀는 종이컵 안에서 고가의 반지를 먹을 것으로 알고 재빨리 부리로 물고서 산 쪽을 향해 날기 시작했다.


위 골퍼는 반지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에 큰 소리와 함께 골프채를 휘두르며 황급히 까마귀를 쫓아갔다. 동반자들과 캐디도 이 골퍼가 까마귀를 쫓아가며 고성을 지르는 것을 보고 바로 이에 합세하였다.


그 까마귀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먹을 것이 아님을 알았는지 이를 물고 날아가다가 필드에 떨어뜨린 후 산 쪽으로 사라졌다. 그 골퍼는 반지를 집어 들며 가쁜 가슴을 쓸어 내리며 연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탄손낫GC, 호치민, 베트남, 2019. 8.(필자 촬영)]


필자도 라운드 중에 까마귀가 카트에 내려와 음식물 또는 공이나 지폐 등 색깔 있는 물건을 물고 날아갔다는 얘기는 들은 바 있어도, 다이아몬드 반지를 물고 날아갔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다.


까마귀가 자주 출몰하는 골프장의 경우 캐디가 라운드 전에 카트에 지폐, 고가물 등을 두면 까마귀가 물고 갈 수 있으니 가방에 담아 지퍼를 닫아 두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설마 자신에게 이렇게 놀랄 만한 불운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현대소설인 팔십일몽(八十一夢)에 “만일의 상황이나 결과를 충분히 대비하다(以備萬一 / 이비만일).”라는 구절이 있는데, 위 여성골퍼와 같이 골프장에서 고가물의 간수를 소홀히 하는 골퍼들에게 큰 가르침을 전한다.


황당 사고나 생각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은 시간과 장소를 알 수 없을 뿐 그 징조가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징조를 허투루 넘기지 말고 보다 주의 깊게 살피고 치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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