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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Sep 19. 2023

[이색 9] 64세에 최장타로 기네스북에 오르다니

정규 프로대회에서 471미터를 보내 세계기록을 보유하다

현재까지 기네스북에 등재된 정규대회 드라이버 최장타는 471미터(515야드)이다. 마이크 오스틴(미국)이 1974년 US 내셔널 시니어오픈대회에서 기록한 것이다.


오스틴은 초장타의 드라이버를 친 프로골퍼였으나 프로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없는 것을 보면, 아이언샷, 숏게임, 퍼트까지 정상급 수준을 겸비하지 않으면 우승하기 어렵다는 것이리라.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Peter Yoon, 2005. 11. 24, Los Angeles Times)를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과 오스틴의 골프스토리를 소개한다.




오스틴은 1974년 라스 베이거스에서 열린 US 내셔널 시니어오픈대회에서 드라이버로 471미터를 보냈다. 이는 세계기록 기네스북에서 인증받은 드라이버 부문의 최장타였으며,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는 당시 64세였으며, 스틸 샤프트로 된 감나무 드라이버와 발라타고무 커버의 골프공을 사용하였고, 초속 12미터의 뒷바람이 불었다.  


오스틴은 위와 같은 장타를 구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골퍼로서는 짧은 기간동안 활동하였으며, 최고 성적은 1961년 온타리오 오픈대회에서 거둔 37위였다. 그는 장타에 흥분하여 입스로 고생했고, 숏게임이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스틴은 미국 에모리대와 조지아공대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했으며, 조지아공대에서 신체운동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신체동작의 효율성을 중시한 스윙 개발에 과학적 연구경험접목했다.


오스틴은 젊은 시절에 샘 스니드, 바비 존스와 같은 골프계 전설들과 골프를 쳤다. 스틸 샤프트가 나왔을 때의 일화가 있다. 샘 스니드는 제조업체로부터 받은 클럽 세트를 그에게 주면서 “자네가 이것을 쓸 만큼 빠른 스윙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네.” 라고 말했다.


[Oak Quarry GC, LA, 미국, 2016. 2.(필자 촬영)]


최신 기술의 발달과 신소재의 개발로 골프클럽과 골프공의 능이 진보를 거듭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스틴의 기록이 현재까지 정규 프로대회의 최장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그 당시 얼마나 멀리 보냈는 지를 알 수 있다.


티샷 당시 초속 12미터의 뒷바람이 불기는 하였으나, 오스틴의 당시 나이가 64세인 점을 고려할 때 카트도로나 맨홀 등의 외적 도움도 가세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오스틴이 초장타자이자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프로골퍼였음에도 정규 프로대회에서 37위가 최고성적인 점을 보면, 박학다재(博學多才)보다는 한 영역에서 최고가 되어야 함을 일러준다.  


중국 진서(晉書)에 “여러 마리의 닭보다는 한 마리의 출중한 학이 되라(群鷄一鶴 / 군계일학).”는 구절이 있는데, 골프에 비추어 보자면 다수의 참가선수보다 탁월한 넘버원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프로대회에서 최고선수로서 우승의 자탑(金字塔)을 쌓기 위해서는 박학다재(博學多才)보다는 한 영역 내에서 출중한 기량과 강인한 맨털을 겸비한 초일류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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