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승복 Aug 21. 2023

[이색 5] 퍼터로 120m 거리를 성공시키다니

호주 골퍼가 퍼터로 120m를 보내 바로 홀에 넣다

호주의 묘기샷 공연자인 브랫 스탠포드는 2017년 페어웨이서 퍼터로 공을 120.6m나 보내 바로 홀에 넣는 진기록을 세운 일이 있다.


골퍼가 장거리 펏을 성공시킬 경우 그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진대, 펏으로 120여m나 떨어져 있는 홀에 바로 넣다니, 이는 경이롭고도 기이한 대사건이리라.  


이에 대하여 관련 소개글(https://www.golfaustralia.com.au/video/aussie-holes-world-record-breaking-395-foot-putt-452526, 2017.2.24, Golf Australia; https://www.hio.com/americanhno-blog/top-4-longest-putts-in-the-history-golf-tournaments)을 토대로 그 당시의 상황을 살펴본다.




브랫 스탠포드는 장거리 펏 부문의 비공식 세계기록 보유자다. 그는 2017년 2월 호주 퍼스에 있는 포인트 월터GC 5번홀에서 홀로부터 120.6m 지점에서 퍼터로 공을 쳤다. 이 공은 페어웨이를 타고 한참 미끄러져 가다가 그린에 올라 구르더니 바로 홀에 들어간 것이다.


한 유튜브 영상에 의하면, 그가 이를 확인한 후 덩실덩실 춤을 추며 그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 생생하다. 한편, 그는 최다 연속 펏 성공 부문의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직전 기록으로는, 당시 66세인 퍼거스 뮈어가 2001년 스코틀랜드에 있는 세인트 앤드류스 GC의 에덴코스 5번홀(파3)에서 80년 된 퍼터로 114.3m를 날려 홀인원한 것이다.


한편, 올림픽에서 23개의 금메달을 딴 마이크 펠프스도 장거리 펏 기록보유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핸디캡이 26인 그는 2012년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 6번홀(파4)에서 48.5m의 펏을 넣는 기염을 토했다.


PGA 투어대회에서 장거리 펏의 기록 보유자는 크레이그 발로우(미국)인데, 그는 2008년 뷰익오픈에서 33.9m의 펏을 성공시켰다.


또한, 잭 니클라우스는 1964년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33.5m의 펏을 넣었으며(당시 기네스 세계기록으로 등재되었다), 닉 프라이스(남아공)는 1992년 PGA챔피언십에서 잭과 같은 거리의 펏을 성공시켰다.   


[Alta Vist GC, Cebu, 필리핀, 2014. 2.(필자 촬영)]


스탠포드가 120여m의 펏이 성공하였음을 확인하고 나서 황홀경에 빠졌을 때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야말로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꽃향기 그윽한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주인공이었으리라.


이 기록은 그린, 페어웨이를 구분하지 않고 퍼터로 최장거리를 성공시킨 것이어서 펏이라기보다는 샷이 더 정확하겠지만, 그 명칭을 떠나서 그 결과는 뭇사람들에게 커다란 즐거움과 색다른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중국 위진시대의 도연명(陶淵明)은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좁은 신비의 동굴을 지나니) 갑자기 광채가 넘치는 드넓은 곳이 펼쳐지다(豁然開朗 / 활연개랑).”라고 묘사한 대목이 있는데, 스탠포드가 느꼈던 기분도 이와 상통할 것이다.


주말골퍼가 라운드 중에 뜻밖의 장거리 펏으로 황홀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는 초록 필드를 향해 창공을 가르는 드라이버 샷보다 더 큰 희열을 선사하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이색 3] 한 라운드서 홀인원과 알바트로스를 하다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