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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Dec 18. 2023

[이색 14] 65세에 메이저대회서 우승하다니

랑어가 65세에 시니어 메이저대회에서 최고령, 최다 우승을 일구다

베른하르트 랑어(독일)가 2023년 7월 65세의 고령으로 US 시니어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림으로써 경이로운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최고령의 우승 외에도 챔피언스 투어에서 46승으로 최다승이라는 금자탑을 쌓다니, 이는 초인적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Jim Owczarski, https://golfweek.usatoday.com/2023/07/02/bernhard-langer-us-senior-open-46th-champions-tour-win/, 2023.7.2, Golf Week)를 토대로 우승 상황을 살펴본다.




랑어는 미국 위스콘신주 센트리월드 GC에서 열린 US 시니어 오픈에서 PGA의 최고 선수였던 스티브 스트리커, 최고 컨디션의 제리 켈리와 치열한 우승경쟁을 하였다. 더욱이 그곳그들의 고향에 있어 랑어를 포위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랑어는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하여 1언더파를 쳐서 총 7언더파로 챔피언스투어 46승이라는 최다승의 고지에 우뚝 섰다.


그는 “굉장한 일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너무 행복하다. 그 순간이 US 시니어 오픈에서 오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이번 주에 46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해서 전율이 느껴진다.”고 대기록의 소감을 피력했다.


랑어는 통산 12승의 최다 시니어 메이저 타이틀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US 시니어 오픈에서만 두번이나 우승했다. 또한, 챔피언스  어에서 11시즌에 걸쳐 복수의 우승 기록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는 해일 어윈과 같은 기록이다.  


그는 “골프공은 우리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하였는데, 골퍼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명언이다.


최종라운드 5번홀(파5)의 경기는 예상밖 상황으로 극도의 긴장감이 넘쳤다. 스트리커는 2온을 노렸으나 두번째 샷이 그만 연못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하고 말았다.


반면에, 랑어가 친 공은 뻘로 된 둔덕에 떨어졌다. 그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린 후 살짝 쳐내서 버디를 잡았다.  


랑어는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하여 13홀에서 켈리에 5타차로 앞서게 됨에 따라 마지막 세 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했지만 우승에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그는 65세의 고령임에도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 정확도 1위(87.3%), 그린 안착률 1위(73.2%)를 차지하는 초격차를 과시했다.


[Oak Quarry GC, LA, 미국, 2016.2.(필자 촬영)]


랑어가 65세라는 최고령에 50대의 정상급 프로들과 메이저대회에서 46승이라는 최다승의 타이틀을 거머쥐다니, 이는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이리라.  


그의 말대로 골프공은 골퍼의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고난도의 코스에서 흘간  육중한 정신적 압박과 체력적 한계를 극복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안수(晏殊)는 접연화(蝶戀花)라는 사(詞)에서 “홀로 높은 누각에 올라 하늘끝 먼 길을 바라보노라(獨上高樓, 望盡天涯路 / 독상고루, 망진천애로)!”고 표현했는데, 랑어야말로 누구도 세우지 못한 금자탑에 올라 아득한 하늘끝 먼 길을 쳐다볼 만하다.  


주말골퍼들 중에서 고령임에도 놀랄만한 드라이버 거리에 예술적인 어프로치 실력이며 예리한 펏까지 겸비한 고수를 보노라면 골프공이 골퍼의 나이를 따지지 않음을 새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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