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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Jan 02. 2024

[이색 15] 세계 최고, 최장의 파3에서 버디하다니

해발 400m, 길이 361m의 파3에서 버디를 기록하다

프랭클린 스티븐슨(바베이도스) 세계 최고도, 최장의 파3 홀에서 처음으로 버디를 기록한 일이 있다.


남아공에 있는 이 홀은 해발 400m, 길이 361m로서 극한 체험의 19홀로 알려져 있으며 홀인원 부상으로 100만 달러가 걸려 있다.


이 홀은 티샷을 위하여 헬리콥터를 타고 올라가야 하며 티샷 공이 착지하는데 약 30초가 걸리다니, 그야말로 기발한 상상력으로 설계된  골프 무대이리라.


이에 대하여 관련 글(https://en.wikipedia.org/wiki/Extreme_19th; Jason Scott Deegan,

https://www.golfpass.com/travel-advisor/articles/adventure-golf-playing-the-extreme-19th-hole-at-the-legend-golf-safari-resort-in-south-africa

, 2016.2.1, Golf Pass)을 토대로 그 내용을 살펴본다.




프로 크리켓 선수인 프랭클린 스티븐슨은 이 극한 체험의 19홀에서 처음으로 버디를 잡았다.  


이 홀은 남아공 림포포주 엔타베니 사파리보호구역 내 레전드 골프 사파리리조트에 있다. 이 곳은 요하네스버그로부터 북서쪽으로 자동차로 두 시간 반 떨어진 곳에 있다.


이 홀에서 티샷을 하기 위해서는 헬리콥터를 타야 하고, 티샷지점과 그린간의 고도차가 400m나 되다 보니 티샷한 공이 착지하기까지 약 30초 정도가 걸린다. 그린은 벙커에 의하여 둘러싸여 있는데, 그 모양이 아프리카 대륙과 비슷하다.


수천 명의 도전자가 이 홀에서 티샷을 날렸지만 아직까지 100만 달러의 홀인원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다.  


프랭클린 스티븐슨을 비롯하여 14명의 골퍼가 버디를 했으며, 프로골퍼로서 처음 파를 기록한 패드릭 해링턴 등 143명의 골퍼가 파를 했고, 최경주, 저스틴 로즈, 세르지오 가르시아 등이 보기를 한 바 있다.


‘골프 패스(Golf Pass)’의 에디터인 제이슨 디건은 “이 산에서 여섯 번의 티샷을 위해 45분간 체험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이 체험에 참여한 모든 골퍼가 꼭대기에서 티샷을 하는 것이 큰 행운이라는 믿음을 갖고 떠나게 되었다.”고 19홀 티샷에 대한 소감을 피력했다.


[Atlantic Beach Links GC, Cape Town, 남아공, 2008. 9.]


골프장 설계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극한 체험의 이벤트 홀을 통해 골퍼들에게 오묘한 신비감과 잊기 어려운 라운드 추억을 선사하다니 경탄을 금할 수 없다.


골퍼가 이역만리 아프리카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이 홀에 당도하여 신비감 넘치는 티샷을 하노라면, 그는 필경 선경에 올라 이색골프를 즐기는 신선이라 할 수 있으리라.


중국 청나라 때의 관료이자 문인인 임칙서(林則徐)의 시에 “푸르른 산은 먹을 더하지 않아도 천 년 가는 그림이고, 초록빛 물은 줄이 없어도 만고불변의 거문고라오(青山不墨千秋畫, 綠水無弦萬古琴 / 녹수무현만고금, 녹수무현만고금).”라는 구절이 있다.


이 시구를 골프에 이어본다면, 백구가 대지의 그린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은 천 년 가는 그림이요, 창공의 대기를 가르며 내는 소리는 만고의 거문고 소리라 할 만하다.


필자에게 다시 남아공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필히 시간을 내어 이 극한 체험의 19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임칙서의 위 시구를 읊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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