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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Jul 09. 2024

[중국8] 캐디가 카트에서 추락해 56일간 입원하다니

캐디가 광둥성 소재 골프장에서 카트 추락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W씨(캐디)는 2012년 11월 광둥성 중산시 소재 골프장에서 G씨(한국인)가 운전하는 카트에서 떨어져 56일간 입원치료를 받은 일이 있었다.


골퍼가 가을 라운드를 즐기면서 다음 홀로 이동하던 중에 뜻밖의 캐디 추락사고가 발생하였으니, 골퍼나 캐디 모두 얼마나 놀랬을 지 짐작이 간다.


이에 대하여 관련 기사(https://news.cntv.cn/2014/03/27/ARTI1395890379786345.shtml, 2014. 3. 27., 广州日报)의 내용을 토대로 그 사고의 발생경위와 법원의 판결요지를 소개한다.




 W씨는 후난성 샹탄시 제1중등전문학교 학생으로서 2012년 3월 4일 광둥성 중산시 00골프장과 위 학교 간에 체결된 계약에 따라 위 골프장에서 캐디수습을 받고 있었다. 위 골프장의 회원인 G씨는 2012년 11월 14일 친구와 이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할 때, W씨 외 1인이 캐디로서 이들의 라운드를 보조했다.


그날 오전 10시경, G씨는 카트에 친구와 두 캐디를 태우고 14번홀에서 15번홀로 운전하여 가던 중 내리막길에서 좌회전하였다. 그때, W씨가 카트에서 길바닥에 떨어져 부상을 당한 후 병원에서 56일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골프장 측은 W씨와 그 가족에게 치료비 등으로 9만 위엔을 지급했다.      


골프장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W씨는 골프장의 피용자이고, G씨는 W씨에게 손해를 입게 한 불법행위자이다. 골프장은 W씨의 사용자로서 손해를 배상한 후 관련 법령의 규정에 따라 G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골프장은 중산시 제1인민법원에 G씨를 상대로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하여, G씨는 카트를 운전할 때 과속이나 조작상 과실이 없었으므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또한, G씨는 설사 G씨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골프장과 W씨 간에 고용관계가 없으므로, W씨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있을지언정 골프장에게 구상권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본건의 쟁점은 W씨와 골프장 간에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지와 G씨가 W씨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지이다. 전자와 관련하여, 쌍방이 체결한 3자간 계약에 의하면, W씨가 제공한 노무는 골프장의 업무를 구성하며, 쌍방 간에 통제, 지배와 종속 관계에 있다. 후자와 관련하여, 골프장, W씨 및 G씨 모두 일정한 책임이 있으므로, 인정된 사실에 의하면 G씨에게 손해액의 2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위 판결은 그 무렵 당사자의 불항소로 확정되었다.


[2016. 6.(필자 촬영)]


이 카트사고가 W씨의 전적인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G씨가 이 사고의 손해배상책임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중국에서 한국 교민이나 현지인과 수 차례 라운드하였다. 국내 골프와 달리, 중국 내 골프는 골퍼가 카트를 운전하고 캐디가 카트의 뒷쪽에 서서 타게 되므로, 커브길을 운전할 때 캐디가 카트에서 떨어질 위험이 높은 편이니 국내보다 훨씬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한시대의 역사가인 사마상여(司馬相如)는 간렵서(諫獵書)에서 “지혜로운 자는 위험의 결과가 생기기 전에 피한다(智者避危于無形 / 지자피위우무형).” 라고 충고한다. 골퍼가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미리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는 가르침이다.


주말골퍼가 라운드 중에 자칫 “나에겐 별 일이 없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여 위험의 공간에 근접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세한 위험의 여지가 있다면 사전에 그곳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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