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타에서 장타를 향하여 과학에 노크하다
“10일 새 스윙감이 상당히 무뎌졌네요? 출장 때 과로했나 봐요?”
바쁘게 보낸 건 맞지만 과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레슨프로의 눈에는 금방 확연히 달라진 스윙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골퍼가 연습을 사흘 건너뛰면 갤러리가 알아보고, 이틀 건너뛰면 동반자가 알아보며, 하루 건너뛰면 자신이 느낀다.” 라는 명언이 있지 않던가!
7,8회의 레슨효과가 거의 남지 않았으니 또다시 시작이었다. 하지만, 첫 레슨 때에 비해서는 훨씬 수월했다. 회복레슨과 복습을 2,3회 이어갔더니 출장 가기 전의 상태로 돌아왔다. 천만 다행이다. 회복속도가 더디었다면 슬럼프의 늪으로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출장 전 상태로 회복하여 7,8회 정도 레슨이 지속되었다. 이젠 손맛이 달랐다. 재미가 절로 났다. 불안한 것은 불시의 해외 출장이었다. 한 차례의 단기 출장이 레슨일정에 끼어들었으나 후유증이 크지는 않았다.
주옥처럼 빛났던 레슨프로의 비결은 생각보다 평이했다. 그저 평이함을 지나쳤거나 체득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 핵심을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①백 스윙을 천천히 하자. ②시드니 지점(공을 지구라 했을 때 타격 지점)의 딤플을 보고 치자. ③드라이버 헤드가 공을 친 후 약 15cm가 지나도록 공이 놓인 곳을 보자. ④피니시 자세를 놓치지 말자.
[2021. 8.(필자 촬영)]
위 비결은 구구절절 옳은 얘기지만, 모두 잘 해내기는 참 어려웠다. 2,3가지만 제대로 해도 큰 고장은 나지 않았다.
하여, 해외 출장이 생기더라도 공백으로 인한 불안함은 대폭 줄어들었다.
돌아와서 회복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을 거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드라이버를 치는 순간 임팩트에 맞는다는 감은 왔으나, 생각보다 거리가 나지 않았다.
드라이버 거리가 150~160미터에서 180미터 정도까지 늘어나긴 했으나, 이 정도로는 만족하기 어려웠다.
다음 샷을 할 때 부담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무렵 고교 동문선배들과 한성CC에서 라운드를 한 일이 있었다.
"젊은이가 파3에서 드라이버를 잡는다고?"
파3가 180미터 남짓 되어, 필자 수준에 맞게 드라이버를 잡았다가 선배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그나마 드라이버로 파온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었지만 말이다.
어렵사리 정타(正打)에 근접했더니, 이번엔 장타(長打)라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난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와 같은 류의 입방아가 재발할 듯했다.
그 난제의 해결책은 과학에서 찾기로 했다. 고교 때는 이과였던지라 물리에 노크했다.
수박 겉핥기 수준의 이해였지만, 그래도 괜찮겠다는 용기만큼은 이공계를 능가했다.
(차회에 계속됩니다)
짤순이 드라이버 탈출기_1화 주말골퍼의 드라이버 거리는 최대 고민거리
_2화 참담한 비교열위에 대오각성하다
_3화 상하이 출장으로 연습이 중단되다
_5화 드라이버 거리는 스윙 스피드에 정비례하다
골프는 저의 생각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대충 골프’에서 ‘여유 골프’에 이르기까지 가시밭 여정과 나름의 단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1주일에 1회씩 약 1천 자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골프의 꿀맛’과 ‘골퍼의 참멋’을 즐기는데 도움될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