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비교열위에 대오각성하다
필자는 명랑골퍼로서 거리와 방향을 따지지 않고 골프를 즐기던 중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는 충격파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그 동안 추구해 오던 명랑골퍼는 진정한 명랑골퍼가 아니었다.
그저 명랑골퍼를 가장한 ‘대충골퍼’였음이 명백히 드러나고 말았다.
그 단초는 이랬다.
2011년 늦가을, 중국에 주재하는 친구가 한국에 출장 왔다면서 주말에 함께 라운드하자고 연락했다.
이천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게 되었다.
그날, 필자는 저조한 수준으로 95타를 쳤다. 반면에, 그 친구는 타인의 클럽을 빌려 낯선 코스에서 라운드했음에도 77타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했다. 매너도 출중했다.
라운드가 끝난 후 귀가하면서 극도의 참담함을 느꼈다. 이 참에 자칭 명랑골퍼에서 탈피해야 하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불타올랐다. 바로 삼성동에 있는 100미터 길이의 야외 연습장으로 향했다.
연습장에 도착하여 평소 눈여겨본 레슨프로를 찾았다. 그는 필자와 체형이 비슷했고, 레슨언어와 태도가 좋았으며, 직접 시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필 그가 휴무였음에도, 그를 지정하여 1개월 10회권의 레슨쿠폰을 구입했다.
[2019. 8. 필자 촬영]
바로 다음날 그 연습장에 찾아가 그 레슨프로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10년 동안 골프를 쳤는데, 아직도 70대 싱글 골퍼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 타이틀에 오르고 싶으니 잘 가르쳐 주세요.”
싱글을 향한 필자의 각오는 식을 줄 몰랐다. 레슨하기 30분 전에 와서 워밍업을 했다. 그래야 레슨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레슨에 따라 드라이버를 치면서 미스 샷이 나오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원인을 묻고 바로 잡으려 애썼다. 바로 잡히지 않을 땐 레슨프로에게 제대로 된 샷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통상의 레슨프로와 달리 친절하게 직접 시연해 주었다. 미스 샷을 바로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집에서는 TV레슨을 보면서 나의 미스 샷을 비교하고 원인을 분석했다. 틈 나는대로 레슨에 근접하려고 빈 스윙을 따라 했다. 그렇게 7,8회쯤 레슨을 받았을 무렵, 헤드의 가운데 부분에 힘이 실린다는 묘한 느낌이 왔다. 손맛이 무엇인지 조금은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중국 상하이 출장이 잡혔다.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내 샷이 정타에 근접 중인데… 이 감이 사라지면 어떡하지?”
(차회에 계속됩니다)
짤순이 드라이버 탈출기_1화 주말골퍼의 드라이버 거리는 최대 고민거리
_3화 상하이 출장으로 연습이 중단되다
골프는 저의 생각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대충 골프’에서 ‘집중 골프’에 이르기까지 가시밭 여정과 나름의 단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1주일에 1회씩 약 1천 자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골프의 꿀맛’과 ‘골퍼의 참멋’을 즐기는데 도움될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