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입문 후 1,2달이 지났는 데도 7번 아이언으로 정타를 치기 어려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쩌다 제대로 맞은 볼이 나오다가 커피 한 잔 후 다시 치면, 어느새 타구감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왕 골프를 시작한 이상 기대와 희망을 저버릴 수 없었다. 드넓은 창공과 저푸른 초록필드가 펼쳐진 코스에서 라운드를 즐기고 싶은 기대와 희망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강인한 의지와 정기적 교습에 기초한 연습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한 홀 한 홀이 시련의 연속이리라. 이러한 의지와 자세가 견지되지 않는다면 입문 후는 물론 그 이후에도 시련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청나라 때 유명 시인인 정섭(鄭燮)이 죽석(竹石)이라는 시를 통하여 골퍼들에게 시련 극복의 가르침을 전한다. 대나무는 청산을 물고도 해이하지 않고 강인한 의지로 부서진 바위 사이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이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비바람이나 눈보라가 쳐도 부러지지 않는다. 이러한 자태는 강인한 의지를 잘 드러내 준다.
또한, 열자(列子)의 우공이산(愚公移山)나 순자(荀子)의 계이불사(锲而不舍)도 같은 교훈을 선사한다. 전자는 우공(愚公)이 산을 옮기고 말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몇 대에 걸쳐 노력한 끝에 산을 옮겼다는 우화이고, 후자는 불굴의 굳은 의지로 힘겨운 조각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는 성어(成語)이다.
이러한 교훈을 실행에 옮기는 대표 사례는 LPGA투어에서 맹활약을 보이는 한국 여자골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미국 LPGA투어에서 성공하는 요인은 강한 정신력, 세리 키즈의 성장, 강한 공동체 의식, 부모의 든든한 지원, 축적된 투어 경험, 엘리트선수 육성시스템 등으로 분석된다(주석 1). 여기에서 강인한 정신력은 골프에 대한 의지나 열정으로서 맨털에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아리지CC, 달님코스 5번홀, 2014. 12.(필자 촬영)]
이와 관련하여, 캐리 웹(호주)은 2011년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골퍼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죽도록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인상 깊다.” 라고 말하였다(주석 2).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 죽도록 열심히 하는 것”은 강인한 의지와 부단한 연습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골프에 입문할 때나 구력이 늘어날 때, 앞서 소개한 시나 고사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강인한 의지를 바탕으로 스윙 연습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그래야만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에서 즐거운 라운드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1999년 골프에 입문할 때, 레슨프로가 첫 3개월 동안 연마하는 정신자세를 보면 장차 싱글에 도달할 수 있을 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또한 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부단히 스윙 연습을 하느냐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어디 골프에서만 청산을 물고 있는 대나무의 의지와 부단한 연마가 중요하겠는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거나 상당한 기간을 거쳐 성과를 도출하는 경우에서도 다를 바 없다. 정섭(鄭燮)의 시가 충고하는 바를 깊이 되새겨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