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과 그침[27]- 맨털에 도움되는 고전명구 4

꽃마을 그늘집이 가까우니 포기하지 마라

by 나승복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골프라며 한숨을 내쉰다. 그런대로 잘 맞던 샷이 갑자기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그 골퍼의 연습 부족과 맨털 취약이 빚어낸 소치이다. 하지만, 자식과 골프는 한 번 인연을 맺은 이상 그 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미 골프와 인연을 맺었으니,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자책하거나 분노해서 될 일이 아니다. 겸허하게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되 포기하지 않는 것이 골프와 동반자에 대한 예의이리라.


남송시대의 문인인 육유(陸游)의 시구는 이러한 골퍼에게 희망의 가르침을 전한다.


산과 물이 끝에 이르러 길이 없을 것 같은데,

어두운 버들 너머 저편에 꽃마을이 있구나.

山窮水盡疑無路, (산궁수진의무로)

柳暗花明又一村. (유암화명우일촌)


산길을 따라 걷는데 막다른 곳이 나올 수 있다. 강을 따라 배를 타고 가는데 물이 점점 얕아질 수 있다. 더 나아갈 수 없는 절망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게다가, 날마저 어두어지는 시간이라면 수심은 더욱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건너편 멀지 않은 곳에 꽃들이 밝게 피어 있는 마을이나 산장을 발견한다면 희망의 서광이 비칠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방책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이 시구는 절망과 실의의 국면에서 희망과 긍정의 경지로 이끌어준다. 또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탐색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름길을 안내해 준다.


중국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는 격언(格言)도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골퍼에게 낙관적인 자세를 가지라고 충고한다.


수레가 산 앞에 이르러도 돌아갈 길이 필히 있으며,

배가 다리 맡에 이르러도 순조로이 지나갈 수 있으리라.

車到山前必有路, (차도산전필유로)

船到橋頭自然直. (선도교두자연직)


[서원밸리CC, 밸리코스 9번홀, 2016. 4.(필자 촬영)]


주말 골퍼들이 왕왕 몇 홀의 실수로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안 되는 날이나 보다. 오늘은 어쩔 수 없구나!” 라고 자포자기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골퍼를 환대하거나 위로해 주는 코스는 없다. 라운드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남은 홀에서 정상의 상태로 회복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단시간에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보다는 포기하지 말되 느긋한 마음을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 의외의 성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긍정과 낙관의 자세로 임하며 포기의 유혹에서 벗어나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뜻대로 되는 경우보다 더 많다. 당초의 계획이나 전제에 오류가 있었을 수 있고, 실행의 방향이 원칙에서 벗어났을 수 있다. 또한, 여러 상황이 예상과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과 중도에 포기하는 것 사이에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의 결과가 생긴다. 육유(陸游)의 위 시구나 위 격언이 우리에게 훈계하는 것도 이러한 점이다.


작자

✔ 육유(陸游) : 1125~1210, 남송 시인

✔ 유산서촌(游山西村) : 기행서정을 읊은 칠언율시(七言律詩)

한자

✔ 柳暗花明又一村 – 陸游(宋)

[류암화명우일촌 – 육유(송)]

어두운 버들 너머 저편에 꽃마을이 있느니라.

✔ 柳: 버들 류, 暗: 어두울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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