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과 그침[28]- 맨털에 도움되는 고전명구 5

하늘이 맨털을 흔드는 이유가 있느니라

by 나승복

필자는 맨털이 상당히 약한 편이다. 어느 지인은 필자에게 '난초화가'란 별명을 붙여준 적이 있다. 티샷이 슬라이스와 훅을 번갈아 가며 OB나 해저드에 들어간 때가 워낙 많아서이다. 스윙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취약한 맨털이다. 티샷지점에 섰을 때 받는 육중한 정신적 압박이다. 맨털의 취약성은 도처에서 발현된다. 스트로크 게임이라도 하는 날이면 그 압박은 훨씬 크게 다가온다. 샷마다 맨털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무겁게 느낀다. 라운드 내내 긴장감이 도처에 흐른다. 표정이나 대화, 또는 걸음걸이에서도 여유를 찾기 어렵다.


취약한 맨털을 이겨내는 것은 골퍼에게 영원한 과제이다. 맨털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수 개의 원자운동과 같은 듯하다. 빠르게 변하고 그 주기나 진폭도 다르다. 맨털은 추상적이면서도 내적인 영역의 문제여서 영향을 받는 주체에 의해서도 차이가 많다. 거기에, 대회의 규모, 상금의 다소, TV 중계 여부, 갤러리 수나 방해 유무, 일기 상태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 맨털의 압박정도는 훨씬 가중된다. 주말 골프의 경우에는 프로에 비하여 맨털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대폭 줄어들 것 같으나 꼭 그렇지는 않다.


맹자의 한 구절은 이러한 맨털의 의미에 대하여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길 때에는 반드시 먼저 마음과 의지를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天將降大任於斯人也, 必先苦其心志).


이 구절은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마음과 의지를 힘들게 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기 위한 준비의 신호이자 발전의 과정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하늘이 아무에게나 이와 같이 마음과 의지를 힘들게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늘에서 그 대상의 품성이나 행적 또는 성실성이나 잠재력 등을 깊이 있게 살펴봤다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


또한, 원문의 구성상 마음과 의지에 대해 시련을 준다는 부분이 근골을 힘겹게 하고 몸을 굶주리게 한다(勞其筋骨,餓其體膚 / 노기근골, 아기체부)는 구절보다 앞서 기술되어 있다. 맨털의 영역을 육체의 영역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큰 일을 맡아내는 데 있어서 맨털의 중요성이나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Alta Vista GC, 세부, 필리핀, 2014. 2.(필자 촬영)]


맹자의 이 구절을 골프에 적용해 보자. 원문에서 “필히 먼저 마음과 의지(心志)를 힘들게 한다”는 것은 골퍼에게 일정한 수준에 이르거나 최고의 순위에 오르기 전에 반드시 맨털을 흔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여 겪는 고통의 의미에 대하여,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접근해 볼 수 있다.


프로 골퍼의 경우 하늘이 그 골퍼에게 2군에서 1군으로, 상위권에서 우승으로, 일반대회의 보통 성적에서 메이저대회의 좋은 성적으로 한 단계 또는 여러 단계 도약하도록 하기 위한 수행과 발전의 과정이다. 또한, 주말 골퍼의 경우 하늘이 그 골퍼에게 더 나은 스코어나 베스트 스코어 또는 샷의 질적 수준을 높이도록 하기 위한 성장과정이다.


맹자의 가르침에 따라 맨털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면, 골프를 통하여 질적 수준이나 양적 수치를 높이라는 하늘의 엄명(嚴命)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해 보자. 맨털 극복을 위한 수행 과정에서 더 적극적이면서 낙관적으로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는 맨털 극복을 위한 추상적 토대이므로, 전문가의 교습에 따라 구체적인 수행이 이어져야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정신적 압박의 소용돌이에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인생살이에서도 마음고생이 계속되는지 가슴 아파하며 하늘을 쳐다보는 경우가 있다. 맹자의 가르침대로, 하늘이 그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려는 준비의 신호이자 발전의 과정이니 발상의 대전환을 진지하게 모색하자. 맹자의 구절들 중에서 중국 사람들이 자주 애송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문헌

✔ 맹자(孟子) : B.C.372~289, 맹가(孟軻), 전국시대 추나라 사상가, 유가 학파

✔ 맹자(孟子) : 맹자가 제후들에게 유세하거나 제자들과의 대화를 기술한 책

한자

✔ 天將降大任於斯人也, 必先苦其心志 – 孟子.告子下

[천장강대임우사인야, 필선고기심지 – 맹자.고자하]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길 때에는 반드시 먼저 마음과 의지를 힘들게 한다.

✔ 將: 장차 장, 降: 내릴 강, 斯: 이 사, 苦: 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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