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집착의 형태는 다양하나 그 결과는 비슷하다. 라운드를 앞두고 드라이버 거리보다는 아이언의 정확도에 신경을 쓰거나 쓰리펏을 줄이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동반자의 장타를 보는 순간, 이 다짐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좋은 아이언샷으로 3미터 거리에 파온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내리막 경사를 신경 쓰지 않고 버디 의욕만 앞선 나머지 쓰리펏에 보기를 하며 한숨을 쉰다.
스코어에 대한 집착은 더 심하게 드러난다. 100파를 앞두고 있을 때나 90대에서 80대로 넘어갈 때에 집착이 앞선다. 싱글에 진입할 때에는 더 크게 다가온다. 완벽한 스윙, 근력 키우기, 힘 빼기와 같은 특정 동작에도 집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집착의 결과는 골퍼에게 부정적 결과로 치닫게 된다.
춘추시대 역사서인 좌전(左傳)의 강퍅자용(刚愎自用) 고사는 이러한 골퍼들에게 집착을 버리지 않으면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원전 597년, 초(楚)나라가 정(鄭)나라를 공격하자, 정양공은 초장왕에게 공물을 바쳐 강화를 했다. 그해 여름, 진(晉)나라가 군대를 보내 정나라를 지원하였는데, 진나라 군대가 남하하여 황하에 당도했을 때서야, 정나라가 이미 초나라와 강화를 했다는 정보를 들었다. 진나라 장수인 순림보(荀林父)는 철병하되 초나라 군대의 복귀 상황을 본 후 정나라를 공격하자고 했다.
이에 대하여, 부장수인 선곡(先穀)이 장수에게 “정나라가 진나라를 배신하고 초나라와 강화한 것을 보았는데, 방관하면 어떻게 용감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우리가 패자 지위를 잃는 것은 죽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라고 완강하게 반대하였다. 그후, 선곡은 자신 휘하의 부대를 이끌고 황하를 건너 진군하였다. 장수도 다른 부하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황하를 건넜다. 초나라 군대가 북상하려 할 때, 초나라 왕은 진나라 군대가 이미 황하를 건넜다는 정보를 듣고 퇴각하려 하였다.
초나라 왕의 심복인 오삼(伍參)은 왕에게 “진나라의 부장수인 선곡이 강한 집착을 보이며 장수의 명령을 따르려 하지 않습니다. 이러하니 진나라 군대는 필히 패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간언하였다. 초나라 왕은 오삼의 설득력 있는 간언에 따라 진(晉)나라와 대전을 벌였다. 진나라는 부장수 선곡(先穀)의 집착 등으로 인하여 초나라에게 대패하고 말았다.(주석 1) 핵심 인물의 강경한 집착이나 완강한 고집이 전투의 승패를 좌우함을 알 수 있다.
[탄손낫GC, 호치민, 베트남, 2019. 8.(필자 촬영)]
강퍅자용(刚愎自用) 고사는 집착이 강한 골퍼에 대하여 적잖은 가르침을 전한다. 골프에 대한 집착으로 주위의 충고나 의견을 도외시하면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라운드 후 집착의 문제점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집착이 계속되는 병폐는 집착에서 탈피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다. 그 의지는 뼈 속 깊이 성찰하는 계기와 더불어 전문가의 교습이 수반되지 않으면 벗어나기 어렵다. 주말 골프가 본업도 아닌데, 중대 계기를 바탕으로 교습을 통한 치유가 어찌 쉬우랴! 그러하니 골프 수준을 올리기 어려운 것이고, 자신의 수준에 안주하며 집착하는 모습이 은연 중에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된다.
강경한 집착과 완강한 고집을 넘어 강박의 단계에 이르면, 골프는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다. 골프를 시작할 때의 기대와 마음가짐을 되새기면서 가장 즐거웠던 행복 라운드를 떠올려 보면 좋을 듯하다. 집착에서 멀어지는 방도이기도 하다.
기업이 특정 업종이나 프로젝트에 대하여 집착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업무를 처리할 때 방향이나 방식에 대하여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집착한다면 일을 그르치기 일쑤다. 강퍅자용(刚愎自用)의 고사를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