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과 그침[34]- 승리와 불패의 경기비결 5

반전을 모색하라

by 나승복

골프에서 반전(反轉)은 희망을 선사한다. 한 동안 순조롭던 골프가 어인 일인지 갑자기 시련에 빠진다. 현관을 나서며 오늘도 제대로 맞지 않으면 중단하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몇 홀 동안 적응과정을 거치며 탈 많던 샷이 나아지더니, 덤으로 버디 선물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마음을 비우고 즐기는 자세로 임해서 뜻밖에 만족스런 스코어를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불가사의한 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반전의 스토리이리라.


한나라 때의 철학서인 회남자(淮南子)에 휘과반일(揮戈返日)이라는 성어는 반전을 모색하는 골퍼에게 그럴듯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이 성어를 직역하면, “창을 휘둘러 해를 돌아오게 한다”는 것이나, 주나라 시대의 고사가 위 성어의 이해를 돕는다.


주나라 무왕(武王)은 폭군의 대명사인 은나라 주왕(纣王)을 토벌하기 위하여 맹진(孟津, 현 하남성 낙양)에서 제후인 노양공(鲁陽公)과 한구(韩构)를 이끌고 황하를 건너려고 하였다. 황하가 역류하고 돌풍이 불어서 병졸과 군마를 구별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주무왕은 왼손에 도끼를 들고 오른손으로 군기를 휘날리며 “우리는 천하의 폭군을 제거하기 위하여 진군한다. 누가 감히 막을 수 있겠느냐!” 라고 함성을 질렀다. 주무왕의 군대는 은주왕의 군대와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노양공은 전투를 지속할수록 더 용맹을 떨치는 반면에, 은주왕의 군대는 이러한 전세에 밀리고 있었다.


그런데, 날이 어두어지기 시작하면서 전세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노양공은 긴 창을 들어올려 지는 해를 향해 휘둘렀다. 그러자 급반전이 일어났다. 태양이 3개 성좌 정도 되돌아와서 다시 환하게 전장을 밝혀주었다. 주무왕의 군대는 다시 전세를 회복하여 마침내 은주왕과 군대를 격멸하였다.(주석 1) 불확실한 국면에서 초인적 신통력으로 대반전을 이루어 낸 것이다.


위 고사는 상당한 과장을 통하여 불리한 국면이나 어려운 상황을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을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 원하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묘책을 고안하여 유리하게 전환시킴으로써 당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이와 관련하여, “패전의 국면을 돌이켜서 승리를 이끈다(反敗爲勝).” 라는 성어나, “패전의 상황을 전환하여 공을 세운다(轉敗爲功).” 라는 성어도 이와 유사한 가르침을 전한다.


[이스트밸리CC, 남코스 6번홀, 2021. 10.(필자 촬영)]


골프는 위 고사성어의 무대와 상황이 다르지만, 반전을 모색하여 당초의 목적에 이른다는 점에서는 흡사하다. 초반에 OB나 해저드 또는 쓰리펏으로 힘겹게 지나오다가 어느 순간 스윙감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면서 티샷이 페어웨이를 안착하며 연달아 파온을 하게 되고, 게다가 버디까지 낚게 된다. 이러한 경우라면 반전의 희열을 만끽하지 않을 수 없다. 골프에서 반전은 고난과 시련의 육중한 걸음을 재미와 희망의 경쾌한 산보로 전환시켜 준다. 그래서 누군가 “환골탈테”라고 말했나 보다. 테니스를 벗어나서 골프로 돌아오면 다시는 골프를 떠날 수 없다고!


협상이나 소송에서 불확실하거나 불리한 상황이 유리하게 반전되기도 한다. 이러한 반전은 만족스런 성과로 이끌어준다. 그 동안의 땀을 씻어주는 청량제이기도 하다. 회남자(淮南子)의 고사가 반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에 충분하다.


문헌

✔ 유안(劉安) : B.C.179~122, 서한시대 문인, 사상가. 한고조 유방(劉邦)의 손자.

✔ 회남자(淮南子) : 유안과 그 문객(門客)이 사료를 수집하여 편찬한 철학서

주석

1)個人圖書館(2021.11.14.),魯陽公的悲壯情懷-鄭州日報數字版,http://www.360doc.com/content/21/1114/08/4461871_1004080635.shtml

한자

✔ 挥戈返日 – 劉安,淮南子

[휘과반일 – 유안, 회남자]

창을 휘둘러 해를 돌아오게 하다.

✔ 挥: 휘두를 휘, 戈: 창 과, 返: 돌아갈 반


다음 호부터는 “고전이 경고하는 안전수칙”에 관해 5토픽을 쓰고자 하며, 그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골프의 기본은 건강과 안전이다.
골프는 매력이 넘치지만 위험이 숨어 있다.
준비가 부족하거나 무리하면
부상이 골프를 멀게 한다.
위험의 망각이나 순간의 해이는
중상으로 이어진다.
찰나의 실수로
그 즐거운 골프와 영원히 담을 쌓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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