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은 골프 수준이나 열정이 상당하다. 그는 낮은 싱글로서 골프를 잘 치기도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폭넓은 골프 정보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프로들의 성적이나 활약에 대해서는 물론, 골프 클럽에 관한 브랜드나 모델별 특성을 꿰뚫고 있다. 국내외 골프장의 장점이나 문제점, 골프 관련 산업의 현황이나 전망 등에 대해서도 청산유수다. 심지어는 골프 관련 유머나 위트도 풍부하여 늘 웃음을 몰고 다닌다. 골퍼가 어느 정도의 구력을 가지고 있다면, 상당한 골프 수준은 물론 골프 관련 정보에도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라오CC, 비얀티엔, 라오스, 2017.1.(필자 촬영)]
북송 때의 시인인 소린(蘇麟)은 단구(斷句)라는 시에서 정보입수시기의 차이에 대하여 우회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물에 가까운 누각에서 먼저 달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近水樓臺先得月),” 라고. 어떤 사람이 호수나 연못에 가까운 정자에 있다고 하여, 밤하늘에 떠있는 달이 더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며, 더 크거나 밝게 보이지는 않을 듯하다. 그럼에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달을 먼저 얻을 수 있다고 묘사한 것은 이 시에서 달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특별함을 알 수 있다. 이 시구(詩句)의 배경은 아래의 고사(故事)를 통해 드러난다.
북송시대의 관료이자 문인인 범중암(范仲淹)이 항주(杭州)에서 인사담당 관원으로 있을 때 일이다. 대다수의 문무 관원들이 그의 천거를 받으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따르는 관원들이 많았다. 반면에, 소린은 항주의 교외에서 하급관원으로 있었으므로, 그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어느 날, 소린은 업무차 항주에 가서 범중암을 만난 김에 시(詩) 한 수를 바쳤다. 그 중에, 한 구절이 바로 이 시구다. 범중암은 이 시를 보고 그의 의견과 희망을 물은 후 보직을 옮겨 주었다는 것이다.(주석 1) 이 시를 계기로, 범중암은 소린을 눈여겨 보고 그의 업무태도나 근무지 등의 관련 정보를 검토한 후 다른 보직에 천거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이후에, 이 시구나 근수누대(近水樓臺)라는 사자성어는 어떤 정보제공처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 먼저 관련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뜻으로 상용돼 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봄날 강물의 따스함은 그 곳에 사는 오리가 먼저 안다(春江水暖鴨先知 / 춘강수난압선지)” 라는 소식(蘇軾)의 시구도 같은 맥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두 시구를 보면,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사항에 대하여 자연이나 사물에 의한 은유를 통해 교감하는 부분이 그 시대의 풍격을 드러내 준다.
골프는 장시간의 필드라운드와 더불어 전후의 담소로 이루어진 종합 이벤트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골프 관련 정보는 라운드의 스코어 못지 않게 즐거운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드라이버, 아이언, 기능성 의류 등 신제품 관련 정보나 골프장 관련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적잖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다른 라운드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또는 새로운 유머나 위트도 라운드의 재미를 높이는 데 소중한 정보이다. 적극적으로 신선한 정보를 확보하여 동반자와 공유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골프의 열정과 품격을 높이고자 하는 선진 골퍼라면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되지 않을까?
우리는 초고속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보의 취득이나 이해에 더디면 대화의 넓이와 깊이에 한계가 있다. 송나라 시인이 언급한 누각(樓閣)은 정보의 마당으로, 근처 호수에 비친 명월(明月)은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로 생각해 볼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