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씨는 2003년 4월 강원도 소재 군골프장에서 남편, 딸, 지인(1심의 공동피고)과 골프를 치던 중 지인이 친 볼에 맞아 우측 눈에 중상을 입은 일이 있었다. W씨는 국가와 캐디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 자초지종과 판결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서울고등법원 판결(2006. 7. 20. 선고 2005나103244)의 주요 내용을 토대로 살펴본다.
W씨는 위 골프장에서 캐디의 경기보조를 받으며 남편, 딸, 지인과 함께 골프를 치게 되었다. 위 골프장의 2번 홀은 길이가 약 325m이고, 심한 오르막에 오른쪽으로 급격히 휘어지는 홀이며, 페어웨이 중간에 방향목이 심어져 있고,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는 숲이 울창한 산으로 연결되어 있어 공이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에 놓이게 되면 공을 치는 사람은 공이 자신의 발보다 높이 위치하는 상황에서 공을 쳐야 한다.
지인은 2번 홀에서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에 있는 100m 거리목에서 뒤쪽으로 1m 정도 되는 곳에 놓인 자신의 공을 쳤다. 그런데, 이 공이 왼쪽으로 급격히 꺾이면서 지인이 있는 곳으로부터 왼쪽으로 약 10 ~ 20m, 앞쪽으로 약 3 ~ 4m 되는 곳에 서 있던 W씨의 우측 눈에 맞았고, 그로 인하여 W씨는 외상성 우안 유리체 출혈, 수정체 탈구 등의 상해를 입었다.
위 사고 당시, 한 캐디는 W씨의 바로 옆에, 다른 캐디는 다른 일행 옆에 서 있었다. 지인과 W씨는 골프 타수가 100타를 넘는 골프 초보자들이었는데, 위 캐디들은 지인이 공을 칠 때 W씨에게 지인의 공이 놓인 선상보다 앞에 나가 있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그보다 뒤쪽으로 이동하라는 등의 주의를 준 바는 없다.
위 캐디들은 위 골프장에 고용되어 순번제로 골프 내장객들을 배정받는 방식으로 근무하여 왔다.
[서산수CC, 2021. 10.(필자 촬영)]
법원은 위와 같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위 사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위 캐디들은 골프 초보자인 지인이 공을 칠 당시, 특히 한 캐디는 W씨의 바로 옆에 있었으면서도, W씨가 지인의 공이 놓인 선상보다 앞서 나가 있지 않도록 주의를 주거나 W씨로 하여금 그보다 뒤쪽으로 이동하도록 요구하여 혹시 지인이 친 공에 W씨가 맞을지도 모르는 사고를 예방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다.
한편, 캐디들의 고용관계나 근무방식 및 캐디로서의 임무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골프장은 캐디들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캐디들은 피고(국가)에 대한 관계에서 민법 제756조의 피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캐디들의 사용자로서 지인과 함께 위 사고로 인하여 W씨와 그 가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의 위 주장을 일부만 받아들였다. W씨로서도 지인이 골프 초보자여서 그가 친 공이 통상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날아갈 수도 있음을 예상하여 지인의 공이 놓인 선상보다 앞서 나가 있지 말았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으므로, W씨의 과실이 위 사고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한 정도는 40%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W씨와 그 가족이 지인과 함께 골프를 치던 중 W씨가 지인이 친 공에 눈을 맞아 수정체탈구 등의 중상을 입었으니 왠 날벼락인가! W씨 가족과 지인이 함께 골프를 칠 정도의 사이인 점에 비추어 그 동안 가까이 지냈을 것으로 보이는데, W씨 가족과 지인이 소송의 당사자가 되었으니, 얼마나 딱한 일인가!
이 사고는 위 골프장의 소유자인 국가, 골프경기를 보조하는 캐디, 초보자인 지인, 그리고 골프공을 치는 앞쪽 측면에 서 있던 W씨 모두의 잘못이 중첩되어 발생한 인재라 할 수 있다. 골프에서 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각자 일시에 기본을 소홀히 하여 이와 같은 중상에 이르렀으니,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속담에서 “천 일의 긴장을 두려워 말고, 단지 일시의 해이함을 두려워 하라(不怕千日緊,只怕一時鬆 / 불파천일긴, 지파일시송).“고 경종을 울리는데, 깊이 새겨서 이러한 인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