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13] 골프장 연못가의 공을 줍다가 익사하다니
골프공 하나에 목숨을 걸어서야
골퍼가 골프장 연못가의 공을 줍거나 연못 안의 공을 주우려다 미끄러져 익사한 사고들이 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우면서도 우매한 일인가? 국내외 골프장 익사사고의 사례와 책임관계 등을 살펴본다.
골퍼의 골프장 내 익사사고는 국내에서 간간이 발생했다. 언론에 보도된 몇 사례를 소개하자면, 골퍼가 2007년 12월 진천 소재 00골프장에서(권혁상, 2007.12.6. 충북인뉴스), 2011년 6월 인천 소재 00골프장에서(한은구, 2011.6.23. 한경), 2018년 4월 충주 소재 00골프장에서(조준영, 2018.4.8. 충청타임즈) 익사한 사고를 들 수 있다.
골퍼가 라운드 중 볼을 찾다 미끄러져 익사한 경우, 골프장 경영자는 골프장이라는 체육시설의 운영상 과실과 안전관리감독상 과실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민법 제750조 및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에 따라 그 유족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골프장의 연못 주변에 익사위험 안내표지가 설치되어 있었음에도 골퍼가 공을 찾으려다 익사하였다면, 골퍼의 과실비율이 높게 인정되어 손해액이 감액될 수 있을 것이다.
[2022.10.(필자 촬영)]
한편, 외국에 골프투어를 갔다가 골프장 익사사고가 발생한 일이 있다(김현아, 2014.1.25. 아시아투데이). 즉, 한국 대기업의 협력사 직원인 L씨는 2014년 1월 지인 2명과 이집트 카이로 인근 00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던 중 2m 깊이의 연못에 빠진 공을 골프채로 건져내려다 익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같이 외국에서 발생한 익사사고는 분쟁해결과정에서 여러 쟁점들이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유족과 골프장 운영사 간에 합의가 되지 않는 한, 이 분쟁은 이집트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어느 나라의 법률을 적용해야 할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국제사법에 따라 사고의 결과가 발생한 곳의 법에 의하므로 이집트법이 적용될 것으로 해석된다(제52조 제1항).
나아가, 현지 변호사의 선임, 사고에 대한 입증책임, 손해액의 산정 등 여러 가지 법적 문제와 절차를 넘어야 한다. 국내소송의 절차도 간단치 않지만, 외국소송은 훨씬 더 복잡할 뿐아니라 시간과 비용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골프장 익사사고는 국가, 국적, 성별, 사회적 지위, 교육 수준, 계절 등을 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주된 원인은 소중한 목숨을 걸고 위험한 연못에서 하나의 골프공을 꺼내려는 안전불감증이라 할 수 있다.
대자연 속에서 얻고자 한 즐거움과 재충전의 의미는 어디에 두고 목숨을 사소한 골프공 하나에 걸 수 있다는 말인가? 더욱이, 이역만리 외국에서 근무하던 중 골프를 하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으니 유족의 충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전국시대 때 여불위(呂不韋)가 편찬한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다(貪小失大/탐소실대).”라는 경구가 있는데, 골프장 익사사고는 위 경구를 뛰어넘어 생명을 포함한 전부를 잃는 것으로서 극단적 우매함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