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과 그침[9]- 골프와 리스크관리 포인트 4

화는 단번에 끝나지 않고 복은 연달아 오지 않는다

by 나승복

주말 골퍼는 실수가 단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파를 할 수 있는 때에도, OB가 나면 트리플보기를 하기가 십상이다. 초봄 페어웨이 상태가 좋지 않은 데서 아이언샷을 할 때, 또는 벙커샷이나 어프로치샷를 할 때 종종 발생한다.


특히, 첫번째 실수를 만회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기본에 충실하지 않다가 두번째 실수가 연달아 나온다. 필자는 근 2년간 3~4월경이면 라운드할 때 어프로치샷에서 탑볼이나 뒷땅 실수가 종종 발생하여 연신 한숨을 내쉬곤 했다. 동반자들의 시선엔 "어쩌다 저렇게 됐지!" 라는 놀라움이 묻어 있는 듯했다. 직전의 실수 자책과 직후의 만회 욕심이 부딪치는 찰나에 공을 끝까지 보지 않고 어프로치샷을 하다가 또다시 탑볼이나 뒷땅을 치고만 것이다. 한 해에 몇 번은 싱글을 치는 골퍼로서 연달은 실수 후의 황망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서원밸리CC 서원코스 9번홀, 2014. 9.(필자 촬영)]


서한시대의 학자 유향(劉向)이 쓴 설원(說苑)에서는 “화는 단번으로 끝나지 않는다(禍不單行).” 라고 충고한다. 한소후(韓昭候)의 고사도 우리에게 위 경구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전국시대 때, 한(韓)나라 왕 소후(昭候)

는 재위 25년에 큰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대기근에 빠졌다. 그러나, 소후가 웅장한 성문을 짓자, 초(楚)나라 대부는 이 얘기를 듣고 소후가 그 문으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나라가 전년에는 진나라의 공격으로 의양을 빼앗겼고, 금년에는 큰 가뭄이 들었다. 이럴 때에는 백성에게 구휼정책을 펴야 하는데, 사치를 일삼아 웅장한 성문을 짓다니 이해할 수 없다. 복은 연달아 오지 않고, 화는 계속해서 올 것이다.” 라고 혀를 찼다. 아니나 다를까 그 성문이 완공되었을 때, 소후는 세상을 떠나 그 성문으로 나오지 못하게 됐다.(주석 1) 영토상실과 대기근이라는 화부단행(禍不單行)의 벌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화부단행(禍不單行)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직간접적으로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화는 재앙, 재해, 불운, 불행, 실수의 결과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재해도 있지만, 정책이나 사업 등과 같은 인위적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도 적지 않다. 이러한 영역에서 불행이나 불운이 한 번 생기면 다시 생길 가능성이 있으니 망각하지 말고 치밀하게 대비하라는 가르침이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성어도 좋은 일이 생긴 후에 화부단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프로 골프에서도 화부단행(禍不單行)의 경우는 드물게 보인다. 2011년 4월, PGA 프로골퍼인 로리 메킬로이는 마스터스 대회 최종일에 80타라는 좋지 않은 기록을 냈는데,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유럽프로골프투어 메이뱅크말레이시아오픈에 출전하러 가던 중 비행기 연결편에서 골프클럽을 분실했다. 그는 망연자실하며 “나에게 이런 불운이 겹쳐 오다니!” 라고 탄식했다.(주석 2) 이를 보면, 화부단행은 서양이라 하여 예외가 아니고, 고금(古今)이라 하여 달리 하지 않는다.


첫머리의 복불쌍지(福不雙至)와는 반대로, 행운이 겹쳐서 온 복부단행(福不單行)의 경험담을 듣고 놀란 일이 있다. 지인이 골프에 입문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때 100미터 정도의 파3에서 5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했다는 것이다. 티샷 볼이 빗맞아 그린 주변의 벽면에 튕겨서 그린에 들어오더니 한참을 굴러 홀에 들어갔다. 이는 복부단행의 사례로 다루기보다는 고난도 홀인원 영역에서 얘기할 만한 화제거리다.


화부단행(禍不單行)은 자연재해, 산업재해, 교통사고, 사업관계 등 여러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 화부단행을 아슬아슬하게 피할 경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불운이나 재난 뒤에 또 다른 불운이나 재난이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되겠다.


문헌

✔ 유향(劉向) : B.C.77~B.C.6, 서한 말기의 학자, 관료

✔ 설원(說苑) : 유향이 군주들과 신하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

주석

1)浩宇(2020.3.22.), “福無雙至,禍不單行”, 史上有名的明鑒,知乎,https://zhuanlan.zhihu.com/p/115280631

2)방민준(2011.4.14.), 마스터스 놓친 매킬로이 클럽 분실, 뉴데일리,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11/04/14/2011041400067.html

한자

✔ 禍不單行,福不雙至 – 劉向, 說苑

[화부단행, 복불쌍지 – 유향, 설원]

화는 단번에 끝나지 않고, 복은 연달아 오지 않는다.

✔ 禍: 재앙 화, 單: 홀로 단, 雙: 둘 쌍, 至: 이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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