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15] 잔디경사에 미끄러져 발목이 골절되다니

유연성은 부상을 막아주니 평소에 길러야

by 나승복

필자는 2018년 3월 초경 한 지인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병원 응급실로 가는 앰뷸런스 안이라고 했다. 다음 날 함께 중국에 출장을 가야 했으니 몹시 당황스러울 만했다.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니 라운드 중에 오른쪽 발목이 골절되었다고 했다. 한겨울의 동면에서 벗어나 신춘라운드를 즐기는 가운데 뜻밖의 골절사고를 접하다니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인은 그날 경기도 소재 00골프장에서 고객들과 라운드 중이었는데, 쌀쌀한 데다 습도가 높은 날씨여셔 을씨년스러웠다. 카트에서 내려 세컨샷을 위해 내리막 잔디경사를 걸어가다가 중심을 잃으면서 오른쪽 발목이 접지르듯 넘어졌다. 지인은 그 과정에서 “뚝!”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기온이 영상이었으나 찬 바람으로 체감온도가 훨씬 낮았던 듯했다. 가뜩이나 경직되어 있는 상태에서 모든 체중이 한쪽 발목이 실리니 그 체중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지인은 정형외과에서 부러진 뼈를 맞추고 금속핀을 대는 수술을 한 후 깁스를 하게 되었다. 중국출장 사안은 다행히 급박하지 않은 것이어서 현지와 원만한 협의 끝에 2개월 후로 미룰 수 있었다.


골퍼가 세컨샷을 위해 이동하다가 내리막 잔디경사에 넘어져서 다친 경우, 골프장 경영자는 골프장이라는 체육시설의 안전관리상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레이크힐스CC, 2018. 3.(필자 촬영)]


그런데, 골프코스는 설계자가 경사나 잔디상태 등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조성한 것으로서 어느 정도의 어려움이나 위험을 내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골퍼들이 그 사고지점에서 가파른 경사나 매우 미끄러운 잔디상태 등으로 인하여 빈번하게 골절상이나 염좌상 등을 입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골프장 경영자에게 체육시설의 안전관리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위 골절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준비운동이 충분하지 않거나 보행 시 부주의라고 할 수 있으나, 그 근본적인 원인은 유연성의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성은 하루 이틀의 반짝 운동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안 관련 운동을 지속할 때 가능하다고 하겠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유연성을 견지함이 강한 것이다(守柔曰强 / 수유왈강, 52장).”고 훈계했는데, 지인은 평소에 유연성을 기르지 못하여 약한 상태에 이르렀고, 이로 인하여 발목 골절상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골절사고는 골퍼들이 보다 즐겁고 안전한 라운드를 위해서는 평소 유연성을 기르고 라운드 전에 충분한 준비운동을 거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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