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기자회견

은화의 제국-150년의 경제전쟁

by 정섭

한 시간 남짓한 면담을 끝내고 케인즈가 백악관을 나선 것은 오전 11시가 채 되기 전이었다. 타고 왔던 리무진을 다시 타고 케인즈가 도착한 것은 필립스 요원이 마련한 안전 가옥이었다. 케인즈의 짐은 호텔에서 이미 옮겨 놓은 상태였다. 케인즈는 그날 하루를 새로운 이론의 뼈대를 생각하는 일에 몰두했다. 아무하고도 말을 섞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점심과 저녁 식사 모두 방으로 들여보내 혼자 먹었다. 그 사이 케인즈가 틈틈이 작성한 노트 위에는 온갖 낙서와 아무렇게나 쓴 글씨가 난무했다. 저녁에는 위스키를 방으로 들여 한잔 들이켜고 샤워를 한 후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케인즈가 가벼운 옷을 입고 거실로 나가 앉았다. 톰슨은 보이지 않았고 부엌에서는 메이드가 엘레노어와 함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엘레노어가 인사하며 다가와 커피를 권했다.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며 도시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필립스가 케인즈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자 케인즈가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언제 왔는가? 필립스 요원. 피곤해 보이는군."

"아, 네. 방금 왔습니다... 그런데, 아서 브룩스 교수가 지금 미국에 있습니다."


아서 브룩스라는 말에 케인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렇다면 이틀 전 날 밤 자신에게 은화를 건넨 검은 그림자가 아서 브룩스란 말인가? 태연한 척 케인즈가 물었다.


"언제 왔지?"

"그는 교수님보다 하루 늦은 어제 도착했습니다... 교수님을 따라온 것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잠깐 생각에 잠겼던 케인즈가 필립스에게 치하의 말을 건넸다.


"확인해 줘 고맙네."


케인즈의 손에서 커피잔이 살짝 흔들렸다.


'그렇다면 그제 밤, 은화를 건넨 그 그림자는 적어도 아서 브룩스는 아니군.'


둘이 대화하고 있는 사이에 톰슨이 들어왔다. 손에는 여러 부의 아침 신문이 들려 있었다. 톰슨을 보자 케인즈가 반색을 하며 아침 인사를 건넨 후 신문을 달라는 손짓을 했다. 톰슨은 신문은 그대로 든 채 엘레노어에게 눈짓을 했다. 고개를 끄덕인 엘레노어가 방으로 들어갔다. 톰슨이 케인즈의 맞은편에 앉았다. 신문은 그대로 손에 쥔 채였다. 케인즈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신문과 톰슨을 번갈아 봤다.


"내게 주려고 가져온 신문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그전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엘레노어가 방에서 나와 톰슨 옆에 앉았다. 그녀의 손에도 신문이 들려 있었다. 어리둥절한 케인즈가 엘레노어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지?"


엘레노어 대신 톰슨이 대답했다.


"어제 아침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무슨?..."


톰슨은 어제 일어났던 사고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차량이 폭파됐다는 말에 케인즈는 아연실색했다. 이들의 경고가 루즈벨트가 아닌 케인즈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는 생각에 케인즈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공포와 분노가 교차하는 감정이었다. 케인즈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린 엘레노어가 방에서 들고 나온 신문을 케인즈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어제 발행된 호외입니다."


케인즈가 호외를 펼쳤다.


'저명한 경제학자 케인즈, 워싱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


헤드라인 아래에 사고 현장 사진이 박혀 있었다. 기사는 어제 아침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전복 사고를 상세히 보도하고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검은색 벤츠 차량이 트럭에 받혀 전복되었고 화재가 발생했으며 결국 탑승자가 사망했다고 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승용차에 탑승한 사람은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케인즈로 알려졌다고 했다. 다만 기사의 말미에는 '신원 확인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짧은 문구가 덧붙여져 있었다.


케인즈가 호외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사람들을 둘러봤다. 게인즈의 기가 막힌 표정에 다들 수긍하는 태도였다. 이윽고 톰슨이 손에 들고 있던 아침 신문을 케인즈에게 전달했다. 펼쳐 든 신문의 헤드라인은 180도 다른 내용이었다.


'루즈벨트 대통령, 런던의 경제학자 케인즈와 전격 회동! 뉴딜 정책의 향배는?'


헤드라인을 보고 케인즈는 헛웃음을 웃었다.


"아니, 죽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루즈벨트를 만나?"


나머지 세 사람도 따라서 헛웃음을 지었다. 이 기사는 어제 백악관에서 이루어진 케인즈와 루즈벨트의 만남을 자세히 다루고 있었다. 대통령이 직접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를 초청하여 뉴딜 정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는 내용이었고, 기사 말미에는 케인즈 교수가 당분간 미국에 머물며 뉴딜 정책에 대한 자문을 계속할 계획이라는 추측성 글귀까지 있었다. 케인즈가 호외를 손바닥으로 탁 치며 말했다.


"희대의 오보가 되겠군."


케인즈는 두 신문을 번갈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한 신문은 자신이 죽었다고 보도하고 있었고, 다른 신문은 자신이 살아있으며 미국에 머물러 있다고 알리고 있었다. 어처구니없어하는 케인즈를 향해 톰슨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사실 그 오보는 제가 의도한 것입니다."

"뭐라고?"

"현장에서 케인즈 교수가 탑승했다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일부러?"

"네, 일부러 그랬습니다."

"왜?"

"그래야 더 이상 교수님을 향한 추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적어도 교수님이 백악관에서 나와서 안전가옥으로 갈 때까지는 말입니다."


필립스가 말을 받았다.


"톰슨 경위의 재치가 빛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자 민망한 표정이 된 톰슨이 필립스를 보고 말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저께 밤, 교수님을 빼돌려 별도로 백악관으로 모시자고 한 필립스 요원의 판단이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모골이 송연합니다."


정말 그럴 수 있었겠다는 표정을 지은 케인즈가 이윽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범인은 잡혔나?"


필립스가 대답했다.


"트럭 운전자는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중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입니다. 세단을 몰던 자들은 추적 중입니다. 아마 조만간 체포될 겁니다."


케인즈가 두려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 대신 사망한 사람은 누구인가?"

"FBI 요원 가운데 한 명입니다."

"..."


케인즈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거실을 한 바퀴 돌았다. 필립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케인즈에게 말했다.


"교수님. 이건 FBI 요원의 운명입니다. 교수님 탓이 아닙니다."


케인즈는 그의 말을 수긍하면서도 자기 대신 누군가가 죽었다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졌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무엇이 되었든 이제는 자신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뒤를 이었다. 그러자면 마지막 한 가지를 두려운 마음으로 확인해야 했다.


"현장에서 혹 은화가 발견되지는 않았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톰슨이 대답했다.


"네, 트럭운전사가 사고 후 문을 열고 나와 그 자리에 쓰러졌는데 그의 손에 은화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은화를 교수님의 시신 옆에 두려고 내렸다가 기절한 것 같습니다."


케인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거실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케인즈의 얼굴에 어떤 결심 같은 것이 스쳤다. 자리에 다시 돌아와 앉으면서 케인즈가 필립스를 불렀다.


"필립스 요원."

"네 교수님."

"기자회견을 준비해 주게."

"네?... 어떤?"

"은화에 얽힌 살인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해야겠네."


케인즈의 단호한 말투에 톰슨도 엘레노어도 반박할 생각을 못했다. '알겠다'라고 대답한 필립스가 전화기 쪽으로 향했다. 엘레노어가 케인즈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승부를 걸어왔으니 정면승부를 해야지 않겠나?"


두 사람이 좀처럼 말을 하지 못 하자 케인즈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브룩스는 내가 그저 피하기만 하는 겁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네. 더구나 실제로 나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까지 보여줬어. 비록 필립스 요원의 기지로 나를 죽이지는 못했지만 지금쯤 득의양양할 거야. 앞으로는 나와 뉴딜에 대한 공격을 더욱더 강화할 테지. 게다가 사람을 죽이는 일도 더 과감해질 것이 분명해. 더 이상의 살인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우리가 공격할 차례라고 생각하네."


생각에 잠겨있던 톰슨이 케인즈의 말을 받았다.


“교수님의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교수님을 살해할 구체적인 계획과 행동에 돌입한 아서 브룩스입니다. 브룩스는 교수님의 동선 대부분을 파악하고 있을 겁니다. 숨을 수도 없겠지만, 더 이상 피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교수님의 안전을 위해서도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엘레노어도 톰슨의 말을 거들었다.

“맞아요. 사고가 난 시간은 아서 브룩스가 미국에 도착하기도 전이에요. 분명히 미국 내에 그를 추종하는 사람 내지 세력이 있다는 것인데,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말을 들은 케인즈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을 서성이다 엘레노어를 바라보고 말했다.


"엘레노어, 우리의 무기는 언론이네. 미국의 모든 카메라와 펜이 우리를 향하게 해야 해. 엘레노어 리드 기자, 이제부터는 자네 역할이 중요하네."


다음 날 아침, 워싱턴 D.C. 프레스 센터의 기자회견장은 수많은 기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케인즈의 기자회견이 예견된 시간이었다. 이틀 전 발생한 '케인즈의 사망'과 루스벨트 대통령과의 '극비 회동'이라는 상반된 두 헤드라인 때문이었다. 죽은 케인즈가 대통령을 만나는 이상한 상황 자체가 관심거리였다.


아침 9시 정각, 톰슨과 필립스의 호위를 받으며 케인즈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그의 옆에서 엘레노어가 굳은 표정으로 따라 들어왔다. 멀쩡하게 들어오는 모습을 본 몇몇 기자들이 작은 탄성을 질렀다.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케인즈가 말문을 열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캐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존 메이너드 케인스교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카메라가 연신 터졌다.


"오늘 이 자리에 저는 한 사람의 경제학자로 선 것이 아닙니다."


이어지는 케인즈의 말을 듣기 위해 기자회견장의 술렁거림이 잦아들었다.


"저는 지난 몇 달에 걸쳐 영국에서 발생한 두 건의 끔찍한 살인 사건들의 목격자이자, 피해자입니다. 지금부터 저는 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의 이름을 여러분에게 공개할 것입니다."


기자회견장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만약 그가 무고하다면 저를 사법당국에 즉각 고발하기 바랍니다. 그와 함께 살인사건의 수사에 임하겠습니다."


잠시 톰슨과 엘레노어를 둘러본 케인즈가 결심이 선 듯 말했다.


"그의 이름은 하버드대학 경제학부 교수 아서 브룩스입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요란하게 터졌다. 케인즈의 폭탄발언에 기자회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기자들의 손이 여기저기서 올라왔다. 케인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현재까지 런던 경시청의 수사 결과 그는, 씨멘스 브라더스노동조합 간부 해리 도슨과 웨스트민스트 자치구 시장 제이콥 모건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일부 신문의 호외에서 보셨다시피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표적이었습니다. 제가 죽은 것으로 보도될 정도로 완벽한 테러행위였습니다."


잠깐 숨을 돌린 케인즈가 계속 발언을 이어갔다.


"어제 아침에 제가 표적이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기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질문을 쏟아냈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큰 소리로 물었다.


"이유가 뭡니까?"

"그는 교조적 시장주의자로..."


말을 시작한 후 소란이 가라앉기를 잠시 기다린 케인즈가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교조적 시장주의자로, 뉴딜을 반대합니다. 당연하게도 뉴딜에 이론적 정당성을 제공하는 저의 이론을 경멸합니다. 이는 그의 여러 논문이나 최근 런던에서 있었던 국제경제학회에서의 논쟁에서도 드러납니다. 런던에서 살해당한 두 사람 중 한 명은 임금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또 한 명은 재정정책을 펼칠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브룩스와 같은 교조적 시장주의자에게는 눈엣가시인 사람들입니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재차 물었다.


"증거가 있습니까?"


케인즈는


"좋은 질문입니다."


하고 말한 뒤 호주머니에서 은화를 꺼내 내보였다.


"이게 증거입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다시 터졌다.


"두 개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범인은 피해자에게 이 은화를 전했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날 저녁에 저에게도 전달이 됐습니다. 런던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서 이 은화를 피해자에게 전달하도록 사주한 것이 아서 브룩스라는 증언도 확보했습니다. 살해 현장에도 같은 은화가 발견됐습니다. 저를 죽이려고 했던 트럭 운전기사의 손에도 동일한 은화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기자들이 경악하는 동안 뉴욕 타임스 기자가 손을 들어 물었다.


"그런데 굳이 은화를 사전에 전달하고 살해 후에는 시신 옆에 놓는 등, 상징을 남기는 이유가 있습니까?"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파악한 사실만 말씀드리자면, 범행과 관련된 모든 은화에는 특이한 형태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두 개의 원이 접하는 문양이 그것입니다. 그제 밤 제게 전달된 은화에도 그 문양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일범에 의한 살인 예고였던 것입니까?"

"동일범인지는 수사가 필요하겠지만 동일한 의도를 가진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저기 손이 올라왔다. 뒤에서 한 기자가 물었다.


"그 문양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케인즈는 여러 시나리오를 마련해 두었었다. 그리고 기자회견 현장에 와서야 그 가운데 가장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150년 전의 살인 사건, 마셜과 파레토의 편지, 석탄조각과 문양, 이런 것들을 끌고 들어와서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그것이었다. 케인즈가 가벼운 말투로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 역시 현재로서는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범죄자들끼리 공유하는, 의미 없는 표식일 수도 있고, 뭔가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살인자들의 표식에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다시 질문했다.


"아서 브룩스 교수가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가요?"


케인즈가 확신을 갖고 말했다.


"자유로운 시장 질서에 대한 맹신이 그를 살인의 공범자로 몰았을 것입니다. 그는 대공황을, 시장에서 임금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도록 내버려 두면 해결될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재정정책처럼 정부가 개입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배신으로 봤을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을 부인하는 행위로 보는 것이지요."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다시 물었다.


"케인즈 교수께서는 그런 협박 속에서도 재정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실 겁니까?"

"물론입니다. 저는 아서 브룩스에게 공개적으로 말합니다. 나는 죽지 않았으며, 내가 믿는 이론 또한 죽지 않을 것입니다. 어둠 속에 숨어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일은 즉각 중단하기를 바랍니다. 만약 그대가 결백하다면 나를 즉각 고발하기 바랍니다."


뉴욕 타임스 기자가 물었다.


"아서 브룩스 교수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루즈벨트 대통령과 상의가 된 일입니까?"


루즈벨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케인즈는 다시 한번 정부의 역할을 강조할 팔요성을 느꼈다.


"아닙니다. 이는 대통령과 상의할 일은 아닙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한 마디 하자면,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오래된 신념이 삐걱거리고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를 절망에서 구원할, '보이는 손'입니다. 그것이 지금은 정부입니다. 아서 브룩스는 이를 불순물로 취급하지만, 그 불순물이야말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이론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기자회견장은 열기와 흥분으로 가득 찼다. 케인즈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브룩스에게 선전포고를 한 셈이었다.


(화요일에 제14화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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